▲<좌/위>커피 원두 가루와 <좌/아래> 콩테 작업을 통해 꽃잎과 잎의 질감을 피부처럼 표현하는 작업을 했다. <우>자신의 작품 앞에서 윤은숙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미진
윤은숙 작가를 만나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윤 작가의 눈웃음이 좋고, 낮고 느린 목소리로 경상남도 억양이 부드럽게 나오는 것을 보면 틀림없이 마음도 넉넉하다. 윤작가를 보면 김동명 시인의 시 <파초>에서 마지막 구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생각이 난다. 어쩌면 윤 작가는 그림을 통해 파초가 되어 작은 풀과 예사로운 꽃들과 멀리 떠있는 달과 그 사이 서 있는 인간과의 관계를 공존이라는 치맛자락을 덮어주고 있는 듯하다.
좋은 그림을 보고 돌아가는 날에는 마음이 행복하다. 그림들이 저만 아름다운게 아니라 내가 몰랐던 내 마음속의 보석 하나를 찾아주기 때문에 그런가 싶다.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어디에 있든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더라도 나와 같이 존재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 같이 살아 낸다는 것. 전시장을 나서 불어오는 가을 바람 속에 나무의 껍질 냄새가 맡아지는 것 닽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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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새, 달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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