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남 씨가 금곡해변 앞 너덜에서 여행객들과 함께 멍-때리기를 하고 있다. 왼쪽 아래, 모자를 쓴 사람이 그다.
이돈삼
박씨는 섬으로 옮겨오기 전, 도회지에서 사업을 했다.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 등을 출판하는 일이었다. 사업을 하면서 섬에도 가끔 다녔다. 사업을 그만두기 몇 년 전부터선 여기저기 섬에 자주 드나들었다. 귀어를 염두에 둔 걸음이었다.
"뭍에서 가까운 섬의 주민들이 생각보다 배타적이더라고요. 여기서 가까운 데에 낚시를 왔다가 생일도를 알게 됐죠. 풍광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사람들은 다정다감하고요. 이곳 섬사람들한테 반했어요."
박씨는 그 길로 봇짐을 싸서 생일도로 들어갔다. 일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했다. 전복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쩍' 작업을 했다. 미역과 다시마의 포자를 붙이고, 바다에서 수확하고, 말리는 일도 했다. 바닷일은 뭍에서 하던 일보다 몇 배 더 힘들었다.
여름엔 해수욕장에서 안전요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산불 감시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면사무소에 소속된 산불 감시 활동은 넉넉하지 않지만, 기본 생활을 보장해주는 고정 수입원이다.
"도시에서 어영부영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일한 만큼 보람도 있고요. 지금까지 잘 살고 있습니다. 바닷일도 어느새 익숙해졌고요. 앞으로도 잘 할 것입니다. 자신감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