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캠퍼스 '온'에서 해커톤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문세경
아침부터 참여하느라 힘들만도 한데 학생들은 의미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것에 고무되어 피곤함을 잊은 듯했다. '잠을 못 자더라도 꼭 완성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예뻐 보였다.
글을 쓰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어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눈치껏 있다가 집에 가야지 했는데, 어느새 오후 10시가 되었다. 야식으로 피자가 나왔다. 금쪽 같은 피자를 먹고 있는데 정영찬 <라임프렌즈> 대표가 학생들이 골고루 피자를 먹고 있는지 살피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인터뷰를 청했다.
정영찬 대표는 "3년 전, 이유 있는 프로젝트를 처음 기획할 때 비영리 단체와 사회적기업을 돕기 위해 프리랜서 전문가를 구성했습니다. 작게 시작한 행사가 이제는 전국으로 확대돼 대학생과 청소년까지 참여하는 행사로 발전했습니다. 행사가 거듭될수록 많은 분이 관심을 가졌고 생각을 같이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특히 이번 이유 있는 프로젝트는 특성화고의 청소년까지로 대상이 확대되었습니다. 사회 문제를 IT 서비스로 해결하자는 데 관심 있는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들이 참여했습니다. 다양한 나이대의 참여는 물론 멀리 부산에서도 참여할 정도로 열띤 참가자들이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행사를 통해서 학생들이 좀 더 일찍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향후 IT 전문가가 되었을 때 자신의 기술로 전문영역에서 열심히 일했으면 좋겠어요.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사업에 참여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서비스를 지속해서 개발하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라임프렌즈>의 미션은 '기술 소외 없는 세상 만들기' 입니다. 특히 경제적 자원과 지역적 격차로 발생하는 기술 소외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비영리 단체를 중심으로 기술지원 및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들이 생산하는 사회적 가치가 더 많은 시민에 게 전달되리라는 믿음에서 출발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영찬 대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 있는 IT 청소년, 청년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분들을 만나 뵐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뿌듯했습니다. 희망을 만들어 가는 힘이 생겼습니다. 어떤 분은 사회적 기업이 버는 적은 돈으로 전국 행사를 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셨지만, 저희는 수익금 일부를 적립해서 행사를 치렀습니다. 예산은 천만 원 정도 들었고요. 협찬은 'AWS Korea'에서 Cloude 2000 크래딧을 지원해 주셨어요. 전문가 연사, 심사위원, 스태프는 전부 자원봉사였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사회혁신 프로젝트 이유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희망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시계를 보니 오전 1시가 조금 넘었다. 집에 가기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적당히 눈 붙일 곳을 찾아야 했다. 마침 눈에 띄지 않는 곳을 발견했다. 그곳에서 몇 시간 동안 쪽잠을 잤는지 모르겠다. 버티컬 한 가닥 없는 창에 햇빛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아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식사하고 시상식을 기다렸다. 어젯밤에 인터뷰한 두 팀은 수상작에 들지 못한 듯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