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 정무부시장
권우성
- 박남춘 시장은 지난달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원도심 재생과 균형발전 정책이 실패했던 건 찔끔찔끔 하다가 끝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부시장의 생각은 어떠한가.
"(원도심 균형발전 계획은) 시장의 지시를 받아서 부시장인 제가 짠 것이다. 이전에 원도심 균형발전 정책이 실패했던 건 철학의 부재와 예산을 투여하는 정책의 우선순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조금씩 하거나, 계획만 수립해놓고 진행이 안된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전임 시장들이 약간씩 해놓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걸 제대로 연결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 '원도심 균형발전 방안'에 따르면, 소요되는 예산이 4년 임기동안 매년 1조 원 가량이다. 인천시의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원도심 재생과 균형발전에 너무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고 신도심 지역에선 불만일 수도 있을텐데.
"그렇지 않다. 신도심인 송도나 영종, 청라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투자를 하고 있다. 인천경제청과 인천시는 회계가 다르다. 인천시가 원도심에 투자한다고 해서 신도심에 예산 피해가 갈 일은 없다. 신도심에 투자할 돈을 원도심에 끌어다 쓰는 게 아니다. 여기저기 투자했던 예산의 우선 순위를 조정해 원도심 균형발전에 더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다. 신도심에 없는 게 원도심에 있고, 원도심에 없는 게 신도심에 있다. 잘 연결하면 윈윈할 수 있다."
- 지난달 25일 발표했던 '균형발전 방안'은 어떤 과정을 밟아서 마련됐나.
"하루이틀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박남춘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일 때, 제가 홍보위원장이었다. 그때도 원도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이후 인천시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전문가들과 논의했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전문가들과 끊임없이 토론해서 기본안을 만든 뒤 (박남춘 시장이) 취임한 것이다.
인천시에 들어와서는 실현가능성, 법 위반 요소는 없는지,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지, 어느 부서에서 추진할 것인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결정하는데 두세 달이 걸렸다. 이 정도라면 예산이나 인천시의 행정력을 봤을 때 추진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고, 그런 바탕 위에서 만들어진 균형발전 계획을 지난달 25일에 1차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준비되는대로 2차, 3차 추가로 발표할 것이다."
- '균형발전 방안' 가운데 가장 고심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인천 내항 재활용 문제다. 이건 미래 인천의 100년을 보고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왜냐하면, 내항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서 인천의 미래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천항이 송도신항으로 다 옮겨가고 나면 인천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이 문제를 잘 풀면 인천의 미래 먹거리를 여기서 찾아낼 수 있고, 잘 못 풀면 되돌리기 어렵다.
어떤 것이 인천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바람직한 내항 재활용 방안인지 고민이 깊다. 이 문제는 전문가, 시민들과 함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뒤에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시점이) 올해 될지, 내년에 될지, 2년 후가 될지, 3년 후가 될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정도면 100년 후를 내다보고 결정했다고 얘기할 수 있을 때 발표할 예정이다."
- '균형발전 방안' 내용 가운데 주민들의 찬반이 분분한 사안은.
"차이나타운에서 인천 내항으로 데크 다리를 연결하려고 한다. 오른쪽으로는 북성포구, 왼쪽으로는 내항을 걸어서 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데크 다리를 건너가다보면 중간에 만석고가교가 나온다. 길이가 1.5~2km 정도 되는데 이걸 철거할 것이냐, 아니면 서울역 앞 고가도로처럼 가운데를 남겨 하늘공원으로 쓸 거냐는 문제가 있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리고 현재 논쟁중인 사안이다. 연말까지는 결정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