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자화상. 122x185cmx3. 한지에 수묵. 2018. <우> 붉은 하늘. 한지에 수묵. 2018.
김미진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곧 통일이라도 될 듯한 그림들이 넘칠 때, 그는 아직도 사람 밑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아직 까마귀의 성난 눈동자를, 슬픈 눈동자를, 순한 눈동자를 그리면서 밀려 나 있는 진짜 주인들을 생각에 가슴 아파하는지도 모른다.
- 선생님 저쪽에 걸린 자화상 세 점은 빨강, 파랑, 흑백으로 그려서 그런지 자꾸 프랑스 국기의 자유, 평등, 박애가 생각이 나요.
"맞아, 맞아요. 다른 분들도 저 그림 보면 꼭 프랑스 국기 같대. 색깔만 보면 그렇는데 자세히 보면 같은 사진을 놓고 그린 거예요. 그런데 그릴 때의 느낌이 달라서 나에게는 울고 있는 파랑, 분노하고 있는 하양, 우울한 빨강, 뭐 그렇는데 의도한 건 아니에요. 보시는 분들은 또 다르게 느낄지도 몰라요. 자기 기분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는 거니까."
- 참, 인물화 중에 선생님 말고 다른 한 분이 계시던데 어떤 분이세요?
"후배, 민용기라고 아주 오래동안 친하게 지내온 후배인데 그 날 앉아있는 폼이 딱 그리고 싶은 자세로 있어서 한 번 그려봤죠. 당구도 같이 치고, 밥도 자주 같이 먹고, 또 제게 일이 있으면 잘 도와주는 친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