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돌산도 까투리에서 맛본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우동 한 그릇이다.
조찬현
사누끼 우동이 나왔다. 직접 육수를 내서 정성껏 만들었다. 음식솜씨 좋은 주인장(유희선)의 어머니가 직접 담갔다는 깍두기와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이곳은 프랜차이즈 업소이지만 대부분의 음식들을 이렇게 직접 만든다.
"육수를 꼭 내요. 북어, 양파, 무, 마늘, 대파, 다시마 등을 넣고 육수를 빼요."
여수 돌산도의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비교적 여유롭게 우동을 먹을 수 있다. 감칠맛 나는 면수에 굵고 탄력 있는 면발의 어울림이 정말 좋다.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우려낸 면수의 맛은 깊고 인상적이다. 우리 고유의 음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렇듯 뜨끈한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난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오면 제일 먼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음식이 떠오른다. 뜨끈한 국물이 담긴 음식과 국물이 있는 요리가 좋아진다. 이들 음식에는 반찬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한두 가지 반찬만 있어도 만족스럽다.
추운 날씨에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 때는 뜨끈한 우동 한 그릇 비워내고 나면 이내 몸과 마음이 조금은 풀린다. 국물 음식은 입맛이 없거나 식욕이 없을 때 무난한 음식이다. 집에서 맛있는 국물을 내기가 여간 어렵지만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맛있는 집을 찾아가면 해결되기 때문이다.
국수하면 역시 기차역의 가락국수가 가장 인상적이다. 기차가 잠시 정차하는 그 짧은 시간에 요기를 하다보면 기차가 금방이라도 떠날 것 같은 불안한 생각 때문에 마음이 바쁘다. 허겁지겁 단시간에 국물과 면발을 다 비워내고 나면 그 만족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