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점연 할머니 생전 모습
박정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점연(1922년생) 할머니가 26일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나눔의 집에 따르면 하점연 할머니는 이날 오전 6시 8분경 건강악화로 타계했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에 따르면 "할머니는 과거의 아픈 상처가 지워지지 않아 악몽에 시달리는 아픔도 있었다"며 "(일본의) 사과를 받기를 원하셨으나 그렇지 못하고 눈감으셔서 모두들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박근혜 정부 한일위안부 합의안이 현재 정부에서 파기도 무효도 안 됐다"며 "화해치유재단이 현재도 해체가 안 된 상태라 할머니들은 서운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할머니는 막내아들이신 상주분이 16살 때 아버지와 결혼했다고 한다"며 "(말씀을 들어보니) 직접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끔찍하게 아끼며 키우신 거 같다"고 전했다.
안 소장은 "할머니는 피해사실을 (1992년경) 미리 신고하셨으나 정부신고는 관련법이 그해(93년) 시행돼 93년 신고된 것이 맞다"고 부연했다.
이어 "올해 김복동 할머니가 돌아간 후에 한 분 더 (피해사실을) 신고했고 피해를 인정받아 239분 중 240명으로 늘은 상태"라며 "나눔의 집에는 하 할머니의 별세로 이제 7명의 할머니가 남아계신다"고 설명했다.
평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고통을 겪은 경남 하동 출신의 하점연 할머니는 15살이 되던 1935년 봄 일본 오사카에 사는 언니네 아이를 봐주러 들어갔다가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었더니 이웃 한국인 아줌마가 데려다준다고 해서 따라 나간 곳이 한 공장이었다고 한다. 이후 할머니는 그 공장을 거쳐 대만, 하이난섬, 홍콩, 중국, 광둥,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등에서 위안부 피해를 겪었다.
하 할머니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25살이 되던 해 4월경 부산으로 귀국했다. 슬하에 2남 2녀를 둔 할머니는 서울에 거주했다. 1993년 72살이 되던 해 일본군'위안부'피해자로 등록하고 2016년 5월부터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왔다.
하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27명으로 줄었다.
발인은 28일로 빈소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 중앙장례식장에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