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캐서린(이여진)이 여동생 비앙카(서채현)에게 청혼하러 온 호텐쇼(최승완)와 그레미오(안예주)를 괴롭히며 난장판을 만든다.
조우성
- 이번에 연출한 작품은 원작과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나요?
"사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도 초기작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미숙한 점이 많거든요. 원작은 원래 극중극 형태인데, 저희는 동양적인 소재들을 쓰면 외국인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걸 장자의 호접몽과 연결시켜 각색했어요.
거기에 배우들의 역할바꾸기를 통해서 유희적이고 시각적인 재미를 더하도록 만들었어요. 마침 어제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이 몇 분 오셨는데,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봤느냐'라고 물어봤는데, '한국어는 모르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었다, 재미있게 보았다'고 평해서 저희들이 일단 약간 고무됐어요."
- 배우들의 역할바꾸기는 긍정적인 면도 많이 있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같은 사람이 여러 역할을 담당하니까 조금 헷갈리는 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낯선 외국이름이다 보니 관객들 입장에서는 자꾸 바뀌는 배우들 역할을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을 겁니다. 저희도 사실 연습과정에서 많이 고민을 했어요. '이게 우리만 아는 것이 아닐까, 관객들은 못 알아보는 거 아닐까'라고.
그래서 저희가 의상에서 시각적인 변화를 주려고 했어요. 향후 의상도 현대적으로 바꾸려고 그래요. 시대를 떠나 현대적인 특징을 가질 수 있게끔, 누가 봐도 그 역이 어떤 역이라는 걸 알 수 있게끔 현대적인 의상으로 많이 바꾸어서 관객들이 쉽게 이 역할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끔 그렇게 손을 볼 예정입니다."
- 연출자로서 이번 연극을 평가한다면?
"제가 의도했던 것 중 하나는 배우들이 무대에서 자유롭게 노는 것이었어요. 배우들 7명이 다양한 역할 바꾸기를 하면서, 서로 간 호흡을 맞추면서 마치 하나의 놀이처럼 즐겁게 놀기를 바랐습니다. 제가 의도했던 대로 배우들이 자유롭게 무대에서 노는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배우들이 역할을 잘 해줘서 정말 감사하죠.
저는 이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배우들이 역할을 잘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연습과정도 그랬고, 일련의 모든 과정 속에서 배우들이 개입을 했고, 배우들이 의견들을 많이 제시했고, 배우들에 의해 새롭게 바뀌는 부분들도 많았어요. 연출자 입장에서는 배우들에게 점수를 준다면 정말 120점 이상 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