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현장에 놓여있는 추모글과 음식들'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현장에 놓여있는 추모글과 음식들
신지수
사건이 발생한 지 1주일 넘게 흐른 22일에도 시민들의 추모는 여전했다. 이날 낮 12시 40분쯤 사건이 발생한 에스컬레이터에 가보니 에스컬레이터 한 쪽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꽃 수십 다발과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제는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아팠을텐데...',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등 추모글이 적힌 편지 수십 통이 놓여있었다. 한 시민은 인근 마트에서 식혜 한 캔과 소주 한 병을 사서 테이블에 올려 둔 뒤 두 손을 꼭 모은 채 기도를 하기도 했다.
추모하는 시민들 "남 일 같지 않아"... 우울증 진단서 낸 피의자에는 '분노'
피해자와 중학교 동창인 이지원(20)씨는 국화꽃 다발을 들고 현장을 방문했다. 이씨는 "친구가 죽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라며 "너무 놀랐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씨는 "(피의자의 주장처럼) 불친절하게 행동할 만한 친구도 아니다"라며 "취직을 앞두고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에 그런 일이 발생해서 너무 안타깝고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인이 된 친구에게 "고생했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인근에 사는 자녀를 보러 왔다가 방문했다는 박영숙(63)씨는 "자식보다 어린 아이가 죽어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경기도 안양에서 1시간 넘게 지하철을 타고 현장을 찾은 전유진(24)씨는 "꿈을 꾸며 열심히 일하던 20대 청년이 끔찍한 일을 당한 게 너무 슬프고 내 일 같아서 왔다"라고 했다. 전씨는 "사람을 수 십 차례 흉기로 찔러 놓고 우울증 진단서를 내 심신미약임을 주장하려 하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났다"라며 "법이 정당하게 심판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