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노광표 단장이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 노동조건 실태 조사 결과와 권고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이에 기획단은 집배원 2000명을 정규직으로 증원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과중노동에서 탈피하라고 권고했다. 우정사업본부 노사는 우선 2019년에 1000명을 증원하고, 나머지 1000명은 재정 상황을 고려해 2020년 이후에 단계적으로 증원하기로 합의했다.
기획단은 현재 연간 2745시간인 집배원 근무시간을 주 52시간(연 2340시간)에 맞추려면 2017년 기준 2853명 증원이 필요하지만, 올해 경인지역을 중심으로 1101명을 이미 증원한 점을 감안해 2000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1000명 증원시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이 50시간에서 20시간으로 줄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9월 말 현재 집배 노동자 수는 공무원 1만3456명, 상시집배원과 위탁배달원 등 비공무원 6798명 등 2만254명에 이른다. 우편 물량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집배원 증원이 합당한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노광표 기획추진단장(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통상우편 감소에도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도 같이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 기술 발전이 집배 노동에 미치는 영향은 추후에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우편 물량은 최근 5년간 7억 통(연 4.2%) 줄었으나 소포는 연 4.8% 증가해 집배원의 체감 노동 강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단 조사에서 소포 배달시 노동강도가 편지보다 40.5배 높게 나왔다.
아울러 노사는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해 토요 배달제 폐지에도 합의했지만 소비자 반발 등을 감안해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동호 전국우정노동조합 위원장은 "애초 집배노조는 6000명, 우정노조는 3800명 증원을 요구했지만 2000명 증원에 동의했다"면서 "내년 1000명을 1분기 내 증원해서 2019년 7월에 토요 배달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강석주 우정사업본부장은 "몇 년 전에도 1년 정도 토요배달을 중단했는데 (우편물량 감소, 소비자 반발 등) 비판이 나왔다"면서 "기획단에서 토요배달 중단을 권고했지만 집배원이 토요일에 근무하더라도 월요일에 쉬게 돼 있고 국민생활 불편 최소화 차원에서 토요 배달을 계속하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기획단은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집배 부하량산출시스템 개선 등 업무시스템과 조직문화 개선도 권고했다. 여기에는 우편요금 등기수수료 단계적 인상과 정기간행물 할인율 조정 등을 통한 우편 적자 보전이나 우편사업 손실을 우체국 이익금에서 우선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도 포함돼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체국 집배원 근무 조건 개선이 민간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실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노광표 단장은 "집배원 과중노동과 과로사 문제는 인원 충원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안전을 경시하는 조직 문화 등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면서 "집배원만의 노동시간 단축이 아니라 미조직된 배달,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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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1년에 87일 더 일해... 토요일 배달 중단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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