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셨던 왕산 허위 선생의 110주년 추모식이 경북 구미시 임은동 왕산 선생의 묘소에서 열렸다.
조정훈
박찬문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장은 "구미에서 오래 살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왕산 선생 기념관에 올 정도로 왕산 선생이 구미 출신인 것을 몰랐다"며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정표도 없어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왕산 선생의 약력을 소개한 장호철 전 교사(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우리가 한 세기가 지난 오늘 모여 추도식을 거행하고자 한 이유는 우리의 아픈 근대사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아직도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지 못해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장호철씨는 "일제시대 민족을 배신한 부역자들이 사죄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단죄의 시기는 놓쳤지만 역사를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은 멈출 수 없다. 현재를 바로잡지 못한 상태에서 미래로 갈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역사바로세우기에 민문연 구미지회가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장기태 더불어민주당 구미을지역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구미지역의 굴곡진 정치사로 지역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에 대한 국가적 현양 사업이 우리지역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음에 안타까움을 넘어서 지역민으로서 사죄하는 마음으로 무릎 꿇어 고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장씨는 "굴절된 지역정치 논리와 사리사욕, '반신반인'이란 성역화 사업으로 그동안 선생의 추모제를 구미시나 지역유관단체에서도 열지 못했다"면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오늘 선생님의 순국 110주년을 맞아 시민의 뜻으로 위대한 업적과 호국정신을 기린다"고 말했다.
허위 선생의 직계 종손인 허경성씨는 할아버지 묘소 앞에 술을 따른 뒤 큰절을 하고 인사를 올렸다. 허씨는 "감개무량하다"면서 "과거 이런 일이 없었는데 성대하게 준비해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허발 선생(허위 선생의 오촌조카)의 손자 허백 선생도 "지금까지 일본에게 재물과 목숨 빼앗긴 것만 생각했지 이렇게 좋은 자리가 만들어질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이렇게 살맛나는 때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