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사 철불
이상기
단호사에는 고려시대 철불(보물 제512호)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높이 130㎝의 철불로 고려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상이 검은 색깔이어서 중후하고 근엄한 느낌이 든다. 올라간 눈꼬리, 지나치게 깊게 표현된 인중, 입주변의 들어감 등으로 인해 상호가 우울해 보인다. 미학적인 측면에서의 아름다움보다는 종교적인 측면에서의 엄숙함을 강조한 것 같다.
충주에는 보물로 지정된 두 기의 철불(대원사, 백운암)이 더 있다. 이처럼 충주에 철불이 많은 것은 충주지역이 철산지이고, 철을 제련해 철기를 만드는 야금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단호사에는 철불 외에 삼층석탑(충북 유형문화재 제69호)이 있고, 보호수로 소나무와 느티나무가 있다. 단호사는 달래강가에 있는 사찰로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서호정 옛터에 지어진 관월정 이야기
단월교를 지난 달래강은 가주와 신대마을을 지나 관산마을로 내려간다. 그런데 관산마을에 이르기 전에 달래강은 서쪽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러므로 홍수가 질 때 관산마을 쪽으로 크게 호수가 생기곤 한다. 또 강에는 모래톱이 쌓여 몇 개의 섬이 만들어졌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이 지역을 서호(西湖)라 부르곤 했다.
이곳 서호에는 배가 드나드는 서호정 나루가 있었다. 서호정은 관산(觀山)마을 앞 서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던 정자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현재는 서호정을 대신해 관월정(觀月亭)이 들어서 있다. 관월정은 용관동의 관자와 단월동의 월자를 따서 1972년 용관동 산 19번지에 처음 세워졌다. 그리고 1990년 도로가 확장되면서 산 18-2로 이전되었다.
서호정 나루 앞 달천강변에는 뱃나들이가 있었다. 이곳이 나루터로 평상시에는 관음사 앞이 뱃나들이 역할을 했다. 그런데 여름에 장마가 지면 물이 불어 관월정 아래 한국농어촌공사 달천양수장 앞까지 뱃나들이가 내려갔다고 한다. 뱃나들이가 있는 이 마을의 이름은 벌미 또는 관산이다. 이곳에 사는 김영기(86)씨에 의하면 볼뫼를 한자로 표기해 관산이 되었고, 볼뫼가 발음상 벌미로 변했다고 한다.
이곳 벌미는 장사배가 드나들며 상업적으로 번창한 포구가 되었다. 그러나 충북선 철도가 개통되고, 충주에서 목도에 이르는 달천강 뱃길이 끊기면서 서호정 나루도 쇠퇴하게 되었다.
관산 아래 두담마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