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7월 28일 여름휴가 차 울산을 방문해 태화강 십리대숲과 동구 대왕암공원 등을 둘러본 후 남구 신정시장에서 돼지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할 때 지지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청와대
지난 2016년 가을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열리기 불과 몇 달전인 7월 초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름 휴가지로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등을 추천했다. 당시 조선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울산과 거제 등 조선산업 도시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였다.
당시 지역 보수정치권은 대통령의 울산 방문을 건의했고 박 전 대통령은 화답했다. 실제 그는 2016년 7월 28일 여름휴가 차 울산을 방문해 태화강 십리대숲과 동구 대왕암공원 등을 둘러본 후 신정시장에서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는 등 행보를 보였다.
그후 서울 등지에서는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을 찾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그 탓에 태화강 대공원에 위치한 4km 구간의 대나무 군락지인 십리대숲에 사람이 모여들고 인근 상가가 잠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보수정치권은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태화강 십리대숲은 유명세를 탔다. 당시 울산시는 대왕암공원,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 등 박근혜 전 대통령이 휴가 당시 방문했던 곳에서 찍은 사진으로 그해 8월 '대통령 방문 기념전'을 기획해 열기도 했다.
하지만 몇 달 뒤 국정농단이 알려지고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되자 울산시 홈페이지 곳곳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삭제되는 등 애써 흔적을 지우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8년 10월 15일, 울산시가 태화강 십리대숲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태풍 등으로 부러지거나 훼손돼 간벌(솎아내기)한 태화강 십리대숲의 대나무를 이용한 '대나무 울타리'가 공무원 직무발명 우수 제안으로 채택됐다는 내용이다.
'박근혜' 흔적 사라지고 대나무 울타리 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