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청춘콘서트무대에 오른 김제동. 헌법 전문을 모두 외워내며 1만 명의 청년들에게 “이 나라는 여러분들의 것이고, 청년은 이 땅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이다” 라고 강조했다.
청춘콘서트 미디어팀
"흙수저 얘기 들었을 때 너무 기죽지 마세요. 돈만 있는 사람들이 금수저이고, 돈만 없는 사람들이 흙수저예요. 돈만 있는 사람들이 더욱 살기 힘들 때가 꽤 많습니다. 우리는 이런 광장에 아무 때나 앉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분들은 반드시 무엇을 깔아줘야 앉습니다. 자유롭지 못해요. (청중 웃음)
그 분들은 자기 차인데도 앞좌석에 앉지 못합니다. 늘 뒷좌석에 앉아야 해요. 문을 열어줘야 나올 수 있어요. 얼마나 답답합니까. 우리는 전부 자동문이잖아요. 버스도 자동문이고, 지하철도 자동문이에요." (청중 웃음)
바로 옆에 앉아있는 서로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낼 것을 당부하자 큰 함성과 환호가 터져나왔다.
김제동은 등장부터 청중을 압도했다. 사회자가 김제동을 소개하자 '잘 생겼잖아'라는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김제동은 "음악 끄세요. 누가 선곡했는지 찾아내겠다"라며 특유의 입담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5년째 시청광장 청춘콘서트 무대에 오른 김제동은 "매년 무대에 오르는 기분이 좋지 않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는데, 그 이유로 "작년에는 제 앞 순서가 조인성이었고, 올해는 쉽게 가나 싶었더니 정우성이 왔다"라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정우성 다음에 무대에 오른 김제동은 뼈 있는 말도 놓치지 않는다.
"방금 전 정우성씨가 실패는 당연한 것이고 성공은 어려운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저는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제 얼굴이 당연한 것이고 정우성씨 얼굴이 어려운 것이다."
청중들을 웃음 바다에 빠트리는 발언 속에는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었다. "자신을 사랑하려면 논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제가 꿈꾸는 혁명은, 잘 생긴 사람들을 끌어내리자는 것이 아니에요. 잘 생긴 사람들은 잘 생긴 그대로 그 위치에 두고, 못 생겼다고 여겨져 온 분들의 위치를 상향 조정시켜 주자는 것입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을 끌어내리자는 것이 아니고,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은 그 위치에 두되 영어를 못 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살아가는데 수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혁명입니다."
청년들의 환호는 계속됐다. 청년들을 응원하러 조인성이 시청광장에 막 도착하자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영화 <안시성>은 분명히 훌륭한 영화이고, 역사를 재조명했으며, 고구려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결정적 실수는 양만춘 장군이 그렇게 키가 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모두 웃음)
이 나라 이 민족을 지켜온 것은, 키가 180이 넘는 장신들이 아니고 말을 탈고 달려도 다리가 땅에 끌리지 않는, 눈이 작아서 말을 타고 달려도 눈에 뭐가 들어오지 않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촌철살인의 멘트에 객석에 앉은 조인성도 웃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