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학술대회"제주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에 개최한 IB 교육과정 국제학술대회 장면.
제주도교육청
- 교육부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지금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부에 뭘 적고 뭘 적지 말아라 하며 지시할 때인가요? 현행 교육 방식은 교육 구성원에게 모두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각종 포기자가 교실에서 절반 이상 엎드려 잡니다.
그걸 제지하지 못하는 교사, 자녀를 도와줄 방법을 못 찾는 학부모, 각종 사고로 골머리를 앓는 교육 당국, 그런 숫자를 집계하는 교육부 관료…. 이 정도면 정부가 무릎 끓고 사죄하면서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각 구성원의 고통이 무엇인지 귀기울여 들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시도 교육청 및 교육감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교육감은 현장교사들과 보조를 맞추어 교육혁신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여건이 성숙되지 않으면 논술고사와 학종처럼 본질이 왜곡되거든요. 교육감은 자신의 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겠지만, 다음 교육감이 새 제도를 도입할 수 있게 여건만 만들어 줘도 훌륭한 일을 한 겁니다. 꼭 IB가 아니더라도 교육 구성원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국내외 어디든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가볼 수 있게 하여 견문을 넓혀주면 좋겠습니다."
- 현장교사들에게 전할 말씀은?
"교육감이 IB를 도입하자는 것은 평가도구를 들여오자는 게 아니라, 현행 낡은 교육방식을 고치자는 것입니다. 반대하는 교사들도 IB 도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성급하게' 도입하지 말자는 것이겠죠. 그러니 교육감과 함께 IB를 좀 더 알아보면 좋겠어요. 그러면 IB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IB의 장점을 우리 교육에 접목할 수 있겠지요.
현재 일부 교실에서 하는 혁신 수업 방식과 평가 방식을 좀 더 객관적으로 다듬은 것이 IB입니다. 제 생각에는 IB를 알고나면 반대하는 교사들이 더 앞장서서 IB 도입을 주장하리라 봅니다. IB를 5년 뒤, 10년 뒤에 들여온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다같이 생각해 보자는 정도로 출발해도 됩니다."
- IB를 도입하면 얼마나 달라진다고 보시길래…
"우선, 교사가 변합니다. 교사는 학습에서 보조자가 되지요. 학생이 학습을 주도하고 교사는 학생을 거들 뿐입니다. 교사는 교과서를 낱낱이 다 가르칠 필요가 없죠. 어느 특정한 부분에 집중하여 학생을 도와 발표하게 하고, 보고서를 쓰게 하며, 내외부 평가를 준비하게 합니다. 국가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정도에 따라 어쩌면 교사는 모든 잡무에서 벗어나 오로지 수업만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학생들은 어떻게 변할까요?
"학습 과목이 6과목으로 줄고, 다시 기본과 심화 과정으로 나누어 단계를 밟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친구는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가 됩니다. 그러므로 공교육에서 낙오자, 포기자는 없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데 매달려 깊이 있게 학습합니다. 모든 질문과 발표가 허용됩니다. 학습 과정에서 주도자가 되면서 인격체로 성장합니다. 그렇게 얻은 IB 결과를 제출하여 국내외 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 학부모는요?
"공교육에서 학교가 하라는 대로 하면 됩니다. 입시 때문에 사교육에 돈 쓸 일이 전혀 없습니다. 교육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지요. 가령 천재이거나 둔재 같이 특별한 학생의 보호자도 자녀를 위해 국가 지원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현장교사들과 보조 맞추지 않고 교육감 독단으로 진행하면 곤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