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명 마을해설사가 염리동 지도를 펼쳐보이고 있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우리가 처음 향한 곳은 경의선 폐선부지에 만들어진 '늘장'이었다. '늘 열려있는 시민들을 위한 상설시장'이라는 뜻의 늘장은 2013년 처음 시작됐다. 경의선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빈 땅이 생겼다. 이 땅에 시민들이 모여 플리마켓을 열었다. 자발적으로 모이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나자 늘장은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었다.
입소문이 점점 퍼지자 임대료 상승으로 쫓겨난 상인들, 오갈 데 없는 예술가들, 거리의 노점상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이에 더해 한때는 '마포구 내 공동 거점 공간 활용을 통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생태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마포구 사회적경제 허브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가 찾은 늘장 공간은 휑하고 허름한 모습이었다. 그 사이 늘장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본디 늘장 공간은 한국철도시설공단 소유지로 철도시설공단이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공간을 임대했다. 마포구는 늘장협동조합에 공간 운영을 위탁했다. 하지만 철도시설공단과 마포구가 늘장 공간의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을 만들어 공간을 지키고 있다.
어떻게 보면 불법점거일 수도 있지만 경의선 지하화로 생긴 국유지를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유지로 만들고자 하는 활동이라는 게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의 입장이다.
"더는 이런 국유지가 새롭게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늘장과 같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공간은 여러분도 누구나 활용하실 수 있어요. 여기서 바자회를 해도 되고 워크숍을 해도 좋아요. 늘장 SNS를 통해 소식을 살펴보실 수 있으니 저희가 궁금하다면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을 검색해보세요." - 미어캣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활동가
이들은 지난 3월에는 서울 26번째 자치구를 선언했고 구청장도 있다. 실제로 서울 내 재개발로 쫓겨난 시민들도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늘장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을 때 늘장에서 살고 있는 주민등록 말소자 이희성 씨가 어디선가 나타났다. 이희성 씨는 성동구 행당6구역 재개발로 인해 거주불명에 의한 주민등록 말소자가 되었다. 이후 '도시난민 희성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주거 문제를 알리고 있다.
시민자산화프로젝트 꿈꾸는 카페 '나무그늘 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