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표지들(순서대로 교보문고, 인터파크, Yes24, 알라딘)
열린책들
'리커버 특별판', 지금은 모든 온라인 서점에서 '단독유일판'과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앞세워 홍보하는 수단 중 하나이지만 역사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불과 2년 여가 조금 넘은 정도. 2016년 전반기에 교보문고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 이전에도 다양하게 스페셜 에디션이 출간되어 왔지만 이렇게 '리커버'라는 이름을 달고 표지만 바꿔 내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다.
리커버의 타깃은 단연 젊은 독자층이다. 인스타그램 인기의 파격적인 수직 상승과 맞물렸을 것이다. 최소화된 텍스트를 앞세웠던 트위터를 지나, 텍스트와 포토의 적절한 조합을 앞세웠던 페이스북을 지나, 텍스트를 최소화하고 포토를 전면적으로 앞세운 인스타그램의 시대가 도래했다. 아울러 보이는 것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유튜브도.
출판계는 이에 발맞췄다. 대형 서점과 대형 출판사가 함께 오래된 베스트셀러를 표지만 바꿔 다시 내놓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영화계에서 크게 유행해 여전히 성행 중인 '재개봉'과 궤를 같이 하는 듯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결이 완연히 다르다. 재개봉은 솔직히 영화계 전체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 절대적인 흥행 수치를 보아도 미미한 수순, 그저 여러 트렌드 중에 하나일 뿐이다.
반면, 출판계의 리커버는 흥행 수치에서부터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시행된 첫 해인 2016년부터 이미 당해년도 출판 트렌드를 선도했다. 이후에는 리커버하는 방법이 훨씬 다양해졌다.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중급 베스트셀러도 리커버 대열에 합류했고, 호프 자런의 <랩 걸>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처럼 서점 한 곳이 아닌 주요 서점 모두에 각기 다른 리커버로 선보이는 경우도 있다.
리커버, 굿즈의 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