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주기율표저자 사이토 가쓰히로 | 출판사 해나무
해나무
사이토 가쓰히로는 <만화로 읽는 주기율표>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골칫덩이인 '화학'을 글과 만화로 엮었다. 라듐이나 라돈같은 생소한 내용도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다. 아기자기한 만화만 보며 책장을 술술 넘겨도 이름조차 잘 몰랐던 원소들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기 때문이다.
빅뱅으로 가장 먼저 생겨난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부터 다이아몬드 뺨치게 반짝이는 지르코늄, 네로 황제의 폭군성과 베토벤의 청각 장애의 원인으로 의심받는 납, 원자력 발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치명적인 방사성 원소 세슘과 라듐, 그리고 세계 최초 수소 폭탄 실험 당시 '죽음의 재'에서 분리된 쌍둥이 원소인 아인슈타이늄과 페르뮴까지, 세상의 모든 원소 하나하나를 깨알같이 담았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못다 푼 118개 원소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다채로운 이야기에 빠지다 보면 어느새 유쾌하게 주기율표를 돌파하게 된다.
특히 최근 북한의 비핵화 검증문제와 관련하여 대두된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한 가운데 이 책은 일반인들이 잘 구분하지 못하는 핵융합, 핵분열, 핵붕괴를 서두에 담고 있다. 저자는 인류가 핵융합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아직 성공하지 못했고,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처리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적었다.
원자는 구름으로 만든 공처럼 생겼다. 구름처럼 보이는 것은 전자구름이며 여러 개의 전자(기호 e)로 이루어져 있다. 한 개의 전자는 -1의 전하를 갖고 질량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그리고 전자구름의 중심에는 원자핵이 있는데 원자핵의 지름은 원자 지름의 1만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원자핵의 지름을 1cm라고 했을 때 원자의 지름은 1만cm, 즉 100m라는 뜻이다. 이렇게 작아도 원자의 무게는 거의 이 원자핵의 무게이다. (중략)
원자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처럼 원자핵도 반응을 일으킨다. 원자핵이 반응하는 것을 원자핵 반응이라고 하는데, 주된 원자핵 반응에는 핵융합, 핵분열, 핵붕괴가 있다. 수소나 헬륨 같은 (원자번호가) 작은 원자핵 두 개를 융합하면 한 개의 커다란 원자핵이 된다. 이를 핵융합이라고 하는데 막대한 핵융합 에너지를 방출한다.
항성이 스스로 빛을 내고 수소폭탄이 파괴력을 갖는 것은 이 핵융합 에너지 때문이다. 인류는 핵융합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공하지는 못했다. 우라늄 같은 큰 원자핵을 파괴하여 작은 핵 원자핵으로 만드는 것을(원자) 핵분열이라고 한다. 이때 커다란 핵분열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원자폭탄이나 원자력 발전 에너지는 이런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핵분열이 일어날 때 방출되는 위험한 생성물(방사성 물질)을 어떻게 안전하게 보관하고 폐기하는가가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다. 원자핵 중에는 원자핵 파편이나 전자기파 등을 방출하여 다른 원자핵으로 변하는 것이 있는데, 이런 반응을 핵붕괴라고 한다. (본문 19~20쪽)
1774년. 스웨덴의 화학자 칼 빌헬름 셸레(1742~1786년)는 염산에 이산화망가니즈를 넣어 염소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전에 억울하게 '산소 발견자' 타이틀을 놓친 셸레는 다행히도 '염소 발견자' 타이틀을 획득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죽고 마는데, 그의 치명적인 습관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물질마다 맛을 보는 습관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류머티즘으로 고생하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천연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역시 위험한 물질인 락스는 염소가 주성분이다. 원자번호 17번인 염소는 소금을 구성하는 원소다. 수돗물에도 들어 있는데 이런저런 공해와도 관련이 있다고 하고 아무튼 말 많은 원소다.
염소는 소금(염화나트륨, NaCl)을 구성하는 원소이며 소금을 전기분해하여 얻을 수 있다. 염소는 옅은 녹색을 띤 유독성 기체로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전쟁터에서 독가스로 사용되었다. 살균력이 있기 때문에 수돗물이나 수영장을 살균하는 데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되는 물질은 차아염소산나트륨이고 분해되면 염화이온(Cl-)을 만든다.
염소를 포함한 화합물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것은 폴리염화비닐일 것이다. 양동이 같은 용기나 파이프, 시트 등에 이용된다. 염소가 함유된 화합물에는 독성을 갖는 것이 있는데 예를 들어, DDT가 살충제로 널리 이용되었으며 폴리염화비닐은 절연유로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둘 다 인체에 해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금은 사용이 금지되었다.
유기염소 화합물은 안정적이기 때문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아 환경문제가 되고 있다. DDT는 지금도 모유에서 검출되는 일이 있다고 한다. (본문 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