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이 확실한 작품답게 각 캐릭터들은 여러가지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다.
문제용 작가 제공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디테일한 주변 속 전설
영화로까지 제작된 웹툰 <전설의 주먹>을 봐도 그렇다. 아버지, 아들 세대 할 것 없이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에게는 힘이 권력이었던 학창 시절에 대한 나름대로의 추억 혹은 기억이 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소문났던 싸움꾼 친구나 선후배들은 그때 당시 기준으로 표도르, 파퀴아오 등에 못지않게 다가왔을 것이다. 주변 속 전설이기 때문이다.
인기 학원 활극물 웹툰 <고교정점>, <고교전설>은 그러한 학창 시절의 주먹 판타지(?)를 다뤘다. 누가 더 강한가를 따지면서 동급생, 선후배들간의 관계까지 디테일하게 그려진다.
학교 주먹끼리의 경쟁은 또 다른 버전의 '무림'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주 사소한 싸움이 학원가에서는 전설처럼 떠돌 수 있고, 학교 혹은 지역을 평정하거나 손가락 안에 든다는 것만으로도 어깨가 으쓱하고 모두의 동경 어린 시선을 받기도 한다. 적어도 학창시절만큼은 명성을 얻으며 영웅 대접까지 받는 게 가능하다. 마치 무협소설 속 무림 고수들처럼.
작품에서는 그러한 위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강해지기 위해 수련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대다수 한국 만화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작품 전체를 특정 소재에 올인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부분이다. 농구, 야구, 격투기 등을 표방하면서도 결국은 로맨스 등 어디서 본 듯한 드라마 중심으로 흘러가는 케이스가 대다수다.
하지만 <고교전설>, <고교정점>은 다르다. 순수하게(?) 학원가 주먹다툼에만 올인한다. 다른 요소는 거의 끼어들지 않는다. 그들이라고 다른 사정이나 고민이 없겠냐마는 최대한 주 소재에 초점을 맞춰 스토리가 흘러간다. 비교적 독자들이 몰입하기 편한 흐름이다.
더욱이 서로간 세력구도, 족보 정리가 잘 되어있는지라 학교를 현재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물론 과거 학창 시절을 보냈던 독자들에게도, '어디서 봤는데'라는 느낌을 준다. 그 시절을 겪은 혹은 겪고 있는 남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친근함이 물씬 묻어난다. <고교전설>, <고교정점>의 문제용 작가를 지난 9월 초 이메일과 전화 통화로 인터뷰했다. 아래는 문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