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원씨가 사고 책임을 따져 묻는 과정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린 현장상황.
강순원
사망한 박씨의 아버지 박원한씨는 28일 전화취재에서 '김천시청이나 김천시문화예술회관측과 얘기를 나눈 게 있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나온 것은 없다"고 했다.
그는 "방송국 등에서 (시청 등에) 질문했을 때 방어적이었고 책임감이랄까 그런 것들을 경감시키고자 진술한 것 같다. 오페라단 관계자들이나 김천예술문화회관도 경찰이 함께 조사하고 수사한 결과물이 송치됐으니까 그 결과에 따라서 액션을 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박씨는 "처음부터 자기네 문화예술회관 측과 주관, 주최 측이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시키면서 회피하려는 의도가 많았다"며 "딸이 사망한 가운데 자기네들이 사과하는 입장에서 나서려는 자세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지어 형님, 동서들이 김천시 부시장까지 찾아가서 국장과 회담하는 자리에서조차도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성의를 보이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시간이 되면 법적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성의 없는 자세"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두고는 "지인들이나 주변 아시는 분들이 목소리를 내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 제가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 사람들 마음이 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나 김천시를 향해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되지만 제 딸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안전에 만전을 기해 달라"면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신의 직무를 감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김천시를 두고 "윗사람들은 보고만 받지 이 일에 대해서 나서려고 하지 않아서 밉다"면서 "문화예술회관 안에서만 해결되길 바라는 등 옛날 모습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민선시장이면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 불편이 무엇이고 직접 살피고 알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주문했다.
박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공연 전문가와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박준석 공연예술전문기자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의 무대추락사고 원인은 김천문화예술회관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안전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극이나 오페라는 무대를 만드는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면서 "속도전은 사고의 위험을 부른다"고 했다. 또 "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은 전문가들이 아닌 초보인력일 수밖에 없다"며 "사고는 예견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박 기자는 이어 "한 성악도가 이 위험한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숨졌다. 그리고 부모님은 장례를 치렀다"면서 "모든 기관들은 부모님들이 제풀에 지치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그래서는 안 된다. 한문연과 김천시는 적극적으로 부모님들과 책상 앞에서 만나야 한다. 보상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방지 대책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연예술계 관계자·시민들도 안타까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