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마른 통북어입니다
추광규
생태 명태 동태 황태 백태 노가리 북어 코다리 북어...
우리 민족에게 명태만큼 친숙하고 그 요리법이 발달한 식재료도 드물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태, 명태, 동태, 황태, 백태, 노가리, 북어, 코다리 등 그 이름만 스무여 가지에 이른다고 하니까요.
우리 집에는 명절 때면 빠지지 않는 음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쌀뜨물에 각종 양념을 넣은 후 통북어를 토막 내 넣고 국물을 걸쭉하게 조려낸 음식입니다.
통북어는 우리에게 식재료로 친숙한 황태와 마찬가지로 명태를 건조한 것이지만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황태는 명태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낸 후 산골짜기에서 겨우내 낮과 밤의 기온 차이를 이용해 말려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합니다. 또 이 때문에 구이 등에 주로 쓰입니다. 이와 반해 북어는 명태 내장을 꺼내고 뜨거운 열풍으로 건조하거나 바닷가에서 바닷바람에 말려 칼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딱딱한 게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잘 말린 통북어를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살을 두들겨서 부드럽게 만들거나 물에 잘 불려야 합니다. 이 때문에 예전 어머님들은 고된 시집살이에 허구한 날 술타령에 바쁜 남편을 떠올리며 다듬이 방망이로 북어를 흠씬 두들기면서 풀어냈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렇게 어머님들의 속 끓는 정성(?)으로 잘 보푸라진 북어포는 청양고추로 칼칼한 맛을 더하면 간밤의 숙취로 더부룩한 속을 달래는 데 그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