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15만명의 평양주민들이 참석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북한의 수십 만 대중을 향해 남한 대통령이 최초로 연설한 파급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체제 선전에 이용당한다는 우려를 딛고 얻은 것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평양의 대중 식당인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일반 시민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평양 출신으로 문화예술에 종사해 '빛나는 조국'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탈북민 ㄱ씨는 "아리랑 체조의 원래 이름이 빛나는 조국이었는데 외국인에게 친숙한 아리랑으로 바꿨다가 이번 9.9절에 원래 이름인 빛나는 조국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보면 수만 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고 장관이다"라며 "원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외화벌이용으로 기획됐지만 외국인들이 표를 사서 보는 경우는 적고 평양 시민에게 50센트(약 550원)에 판다"고 귀띔했다.
빛나는 조국은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해 북한이 내놓은 야심작으로, 지난 9일 첫선을 보였다. 평양 시내 고등중학교(6년제) 학생과 대학생, 지역 대학생 등 10만 명이 동원된 카드섹션과 집단체조로 구성돼 있다. 대집단 체조는 2000년 10월 처음 시작됐으나 2013년 중단됐다가 올해 9.9절을 기해 5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대집단 체조는 참가자 가운데 유치원·초등학생 어린이들이 힘든 연습과 공연에 동원되는 것에 대한 아동학대, 인권 침해 비판이 제기돼 왔다. 그에 따라 올해 9.9절 기념 공연에선 유소년이 참가하지 않는다고 외부에 알려졌으나, 지난 9일 공연에선 5세 어린이 등 10세 이하 어린이 참가자들이 등장했다.
탈북 전 아리랑 체조 연습에 참여했던 ㄴ씨는 "연습을 하면 도시락을 네 끼를 싸가야 한다"며 "도시락을 싸가지 못하고 굶으면서 연습하다 쓰러지는 학생들도 있었다. 나도 연습을 조금 하면 배가 금방 꺼졌다"고 진술했다. ㄴ씨는 탈북 전 평양 근교에서 살다가, 아리랑 체조에 동원돼 6개월간 연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