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사법부 70주년 행사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문 대통령,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의 '사법농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사과하며 검찰 수사협조를 재차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해 언급한 것은 지난 5월 대법원 내부진상조사위원회가 '사법행정권남용'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사과한 것에 이어 4개월여 만이다.
김 대법원장은 1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법부 제70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사법부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여러 현안은, 헌법이 사법부에 부여한 사명과 사법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참담한 사건"이라며 "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절의 과오와 절연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문책이 필요하다"라며 "재판에 관여할 수 없으나 사법행정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수사협조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근본적인 개혁을 약속한다"라며 법관승진제 폐지와 법원행정처 전면개혁, 국민의 재판참여와 판결서 공개 등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구성원들에 대해 "법복을 처음 입던 날의 선서문을 다시 읽어보고 그 때의 초심을 되돌아보자"라며 "합리적 존중을 받는 사법부를 만들기 위해 더디고 힘든 길이라도 묵묵히 걸어가자"라고 법원 내부에 당부했다.
김 대법원장, 법관들에게 "법복 처음 입던 날 초심을 되돌아보자"
문 대통령 "사법부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낼 것" 내부 자정론 피력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역시 축사에서 "지난 정부 시절의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라며 사법농단 사건을 직접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사법부가 겪어보지 못했던 위기다"라며 "의혹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하며, 만약 잘못이 있었다면 사법부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사법부의 구성원들 또한 참담하고 아플 것이다, 그러나 온전한 사법 독립을 이루라는 국민의 명령은 국민이 사법부에게 준 개혁의 기회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사법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사법부가 국민의 희망에 응답할 역량이 있다고 믿는다"라며 "지난날 법원 내부의 용기가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왔듯이, 이번에도 사법부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낼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사법부의 민주화라는 대개혁을 이루어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법원이 '사법발전위원회'와 함께 국민의 뜻을 담아 사법제도 개혁을 이뤄낼 것이라 믿는다"라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사법개혁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따라 입법을 통해 사법개혁의 버팀목을 세워주실 것을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은 일선 법관들의 진정성 있는 개혁 노력에서 사법부의 희망을 볼 것이다"라며 "한분 한분이 공정한 재판을 위해 쏟는 정성,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절박함이 법원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계기가 되고,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외부 개입론 주장 "특별재판부 설치하고 적폐 법관 탄핵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