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죽음, 아름다운 삶> / 지은이 로드니 스미스 / 옮긴이 이창엽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8월 29일 / 값 16,000원
담앤북스
<후회 없는 죽음, 아름다운 삶>(지은이 로드니 스미스, 옮긴이 이창엽, 펴낸곳 불광출판사)은 승려가 되어 8년간 수행자로 생활하다 환속해 17년 이상 호스피스 관련 일을 한 저자가 쓴 책입니다. 죽어가는 사람을 수없이 지켜본 저자는 그 무서운 죽음을 덜 무섭고 덜 후회스럽게 맞아들일 수 있는 지혜를 이 책에서 공유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불공평한 게 세상살이이지만 동서고금, 남녀노서, 빈부귀천에 차이를 두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게 죽음입니다. 죽음은 모든 것을 다 앗아갑니다. 별별 수단을 다써가며 쌓은 부, 명예, 권력, 가족, 친구… 자신을 상징하고 있는 몸뚱이까지 깡그리 잃게 합니다.
죽음에는 육체적 고통도 따르지만 모든 것을 다 잃는다는 상실감에서 오는 고통도 만만치 않습니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죽음의 세계, 너무도 막연하기만 세상을 가야한다는 두려움은 일생동안 일궈온 삶을 뿌리 채 흔들어 버릴 만큼 무겁습니다.
애도는 모든 삶에 필수적인 부분이다. 죽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 가고, 인간관계가 깨지고, 사업이 실패하고, 일자리를 잃고, 결혼 생활이 끝장난다. 갑자기 불치병에 걸리고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만 한다. 상실을 견디고 살려면 삶을 유지하려 의존했던 바로 그것을 놓아버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애도는 모든 사람을 하나가 되게 하는 인간 존재의 공통분모이다. - <후회 없는 죽음, 아름다운 삶>, 286쪽
책에서는 이런 죽음을 미리 생각해 보게 합니다. 실감나는 경험까지는 아니지만 죽음이라는 것, 죽어가는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경우들을 미리 가늠해 보게 함으로 대비할 수 있는 여유와 기회, 지혜를 줍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
깜깜한 밤, 앞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 채 터벅터벅 걷다 뭔가가 불쑥 튀어나오면 혼비백산하기 마련입니다. 너무 놀라 허둥대느라 평평한 땅에서도 넘어질 수 있고, 들고 있던 것을 잃고, 사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깜깜해도 앞에 무엇이 나타나거나 어떤 상황이 벌어질 거라는 걸 미리 알게 되면 사전에 준비를 하거나 마음의 대책 정도는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습니다.
알고 있다고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죽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육체·정신적 현상 등을 미리 알고, 그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피할 수 있는 방법까지를 알게 된다면 죽음을 현실로 맞아들이기까지의 여정은 덜 고통스럽고, 덜 무섭고, 덜 불행할 것입니다.
죽음을 맞이하며 후회할 수 있는 일들을 사전에 앎으로 절제하거나 삼가는 지혜로운 삶을 살수도 있을 겁니다. 결코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에 죽음을 생각해 보는 시간은 진지해 지고, 죽음을 대비하는 마음엔 지혜의 근육이 굼틀대듯이 생겨날 거라 기대됩니다.
죽음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터부시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피할 수 없어도 죽음을 즐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사는 게 덜 후회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는 삶인지를 알게 된다면 아름다운 삶, 후회 없는 죽음을 산 주인공이 결코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후회 없는 죽음, 아름다운 삶 - 변화와 상실을 포용하며 어떻게 온전하게 살 것인가
로드니 스미스 지음, 이창엽 옮김,
담앤북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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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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