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역을 떠나는 용인경전철BRT는 도시철도나 경전철 등 도시철도 사업을 대체할 수 있는 사업으로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박장식
현재까지의 BRT 사업은 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혼동되는, 이른바 용어의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무리하게 차로를 좁히고 BRT를 개설하면서도 신호체계 등을 개선하지 않아 도로가 더욱 막히게 하거나, '간선급행체계'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오히려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기존의 버스정류장을 보기 좋게 대체하겠다는 기조에서 BRT가 나오면 예산 탓, 운전자 탓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BRT의 경쟁 상대는 기존의 경전철 사업과 도시철도 사업이다. 건설비가 적고 차량이 저렴하며 접근성 역시 매우 뛰어난 BRT 사업은 도시철도 사업과 비교하면 큰 경쟁력을 지닌다.
BRT의 부작용이 가시화되며 사업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부산광역시가 그렇다. 내달 10일 부산광역시는 용어 정리도 정확히 되지 않은 채 BRT 사업의 존폐를 결정한다. 이들이 설치한 것은 BRT의 소프트웨어가 없는 단순한 중앙버스전용차로에 불과하다. 13년 전 신호체계를 손 보아 개통했던 고양 BRT보다도 나은 점이 없다.
신호에 연거푸 걸리는 지하철은 어떤 누구도 타려 하지 않을 것이다. '땅 위의 지하철'이라는 BRT의 지금 상황이 그렇다. 어떤 시스템과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지, BRT의 경쟁 수단이 무엇인지조차도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남악신도시에서, 의정부 민락지구에서 BRT가 설치되고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큰 비판을 받았다.
지자체가 설치하려는 '작품'이 도시철도를 대체할 수 있는 BRT인지, 아니라면 단순히 '도로 중앙에 버스 정류소가 있는 것이 보기 좋아서'인지 깊은 고심을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다면 제 2의 부산 BRT, 민락 BRT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