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트램체코에서 실제 운행하였던 트램
박상준
7080세대들에게 경춘선은 추억과 낭만의 기억으로 아로새겨진 길이다. 서울과 춘천 사이에는 당시의 젊은 청춘 세대들이 즐겨 찾던 대성리, 가평, 강촌 등이 있어 MT와 데이트를 위해 철따라 경춘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1970년대에는 포크송과 통기타의 유행으로 열차 칸마다 통기타 반주와 커다란 카세트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에 맞춰 부르는 노래 소리에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혀를 차기도 하고 야단도 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목청껏 노래 부르며 목적지까지 달리던 경춘선 열차였다.
세월이 가면서 무절제한 고성방가는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여 비난을 받으면서 차츰 잦아들게 되었지만 당시 청춘들에게는 꽤나 특권의식을 느꼈던 공간이기도 하였다. 춘천 102보충대로 입대하는 청년들이 닥쳐올 낯선 생활에 대한 여러 상념들을 안고 탔던 입영열차가 달렸던 길도 이 경춘선이었다.
그래서 지금 청량리역~춘천역을 오가는 열차를 ITX-청춘열차라고 이름지은 것은 시발역과 종착역의 명칭을 딴 것이 아니라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 열차를 이용하는 주 고객인 젊은 청춘들의 사랑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1999년 경춘선 수도권 전철 공사가 착공되어 2010년 경춘선 복선 전철화 사업 개통으로 성북역~화랑대역 구간이 폐지되고 한동안 녹슨 철길로 방치되었다. 성북역에서 화랑대역을 거쳐 서울시 경계까지의 녹슨 철길과 침목, 건널목의 차단기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옛길 6km에 경춘선 숲길을 새로이 조성하여 추억의 길로 보존한 것은 2017년 11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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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화랑대역 360도 사진 ⓒ 박상준
성북역(지금의 광운대역)을 출발한 경춘선 열차가 서울시 경계를 벗어나기 전 마지막 정차한 간이역이 화랑대역이었다. 지금도 그 역사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추억 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처음 건립될 당시에는 '태릉역'이었으나 역 바로 옆에 육군사관학교를 개교한 이후 육사 생도들이 주로 이용하였기 때문에 1958년 역명을 '화랑대역'으로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