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불법 세습사태로 4일 여수기쁨있는 교회에서 여수노회 소속 목사. 장로가 모여 ‘교회세습 반대’ 성명서와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는 모습
심명남
'명성교회 세습허용 판결'에 대한 후폭풍이 일파만파 전국으로 퍼지면서 한국교회의 정풍(整風)운동으로 번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전남 여수에서도 '불법 세습한 명성교회와 불법세습을 용인한 총회 재판국을 규탄한다'는 성명서와 결의문을 채택해 서명에 돌입했다. 이같은 일은 4일 오전 11시 여수 기쁨있는교회에서 여수노회에 속한 목사·장로 20여명에서 시작됐다. 6일까지 받는 서명에 현재 100명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자 세습 옳지 않은 일" 자신의 설교 뒤집은 김삼환 목사
교회 목회자로 구성된 '명성교회 불법 세습 철회와 총회의 재심을 촉구하는 여수노회 목사·장로 일동'이란 이름을 내건 이 단체는 '교회세습 반대'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서울 명성교회는 세계 장로교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이름 그대로 예장통합 교단을 대표하는 교회로 명성이 높았다"면서 "김삼환 원로목사는 교단 총회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삼환 목사는 2011년 자신의 설교집<섬겨야 합니다>에서 한국교회의 세습에 대해 '엄청난 부와 권세를 가진 대형교회가 왕실처럼 대를 이어가려는 데 문제가 있다. 주의 종으로서 최선을 다하여 사명을 감당한 후에는 내려와야 한다. 자신도 내려오지 않고 대를 이어 자식에게까지 물려주려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라고 설교했다"면서 "김 목사는 자신의 설교를 뒤집고 보란 듯이 교단 헌법을 어기며 불법 변칙 세습을 강행하였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수노회는 특히 명성교회 총회재판국의 판결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단체는 ▲ 명성교회가 속한 서울동남노회 재판국은 총회 헌법에 따라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한 전 서울동남노회부노회장을 면직 출교한 점 ▲ 노회의 정상화를 위해 비상대책위를 만들어 활동한 목사들도 출교와 견책 처분을 내린 점 ▲ 총회재판국이 8월 7일 '은퇴하는'과 '은퇴한'이란 문구를 통해 명성교회의 변칙세습을 정당화하는 판결을 내린 점에 대해 어이없음을 넘어 부끄러운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참담한 사태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성직매매'라 할 수 있는 명성교회 세습 반대와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 세습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공정치 못한 결의의 철회를 위해 여수노회 목사·장로들의 동참을 촉구한다"라며 4가지 요구조건을 걸었다.
'4가지 요구' 내건 목사·장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