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10시 인천 남동다목적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세일전자 화재 희생자 합동영결식에서 화재 당시 동료를 구하러 들어갔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희생된 30대 직원의 부인이 눈물을 흘리며 남편에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있다.
장호영
"사랑하는 내 남편, 지금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당신의 선택이 그럴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원망할 수 없어요. 가끔씩이라도 와서 아이들을 같이 안아주고 가세요. 아이들이 자라서 손주도 보게 되고 하면 당신에 대해 잘 얘기해줄게요. 나중에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사랑해."
31일 오전 10시 인천 남동다목적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인천남동공단 세일전자(주) 화재 희생자 합동 영결식'에서 화재 당시 동료를 구하러 들어갔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희생된 30대 직원의 부인은 눈물을 흘리며 남편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입사 4개월 만에 20대 딸을 잃은 어머니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못난 엄마가 이제는 보내야 한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날 열린 영결식은 유가족과 박남춘 인천시장, 이강호 남동구청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6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식사, 고인에 대한 묵념, 유족들의 조사와 헌화, 분향, 유가족 인사말, 폐식 순으로 진행됐다.
이강호 구청장은 조사를 통해 "오늘 고인들을 먼 곳으로 보내야 한다"며 "9명의 이름을 부르며 가슴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안전 사고에 대비했더라면 살릴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며 "다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억울함을 당하는 일이 없는 나라,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 비정규직 차별이 없는 나라, 일터에서 비극과 참상이 되풀이 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부대표는 "지난 10일간은 우리에게 전쟁터였다,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갔다"며 "억울함이 없도록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