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메뚜기, 잠자리... 가을이 성큼

등록 2018.08.30 20:43수정 2018.08.3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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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서악들판 벼가 익어가는 모습
경주 서악들판 벼가 익어가는 모습한정환

30일 아침 일찍 경주 서악 들판으로 카메라를 메고 한번 나가 보았습니다. 싱그러운 가을을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뭐 톡톡 튀는 기삿거리가 없나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나가보니, 이제 막 황금색으로 변해가는 고개 숙인 벼의 모습만 보입니다. 메뚜기라도 한 마리 찍어 볼려고 했더니 좀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아직 메뚜기가 황금들판을 휘젓고 다닐 때는 이른 것 같습니다. 하는 수없이 오후에 다시 한번 나와 봐야지 하며 기다렸습니다.
 
 경주 서악들판 어린 메뚜기 모습
경주 서악들판 어린 메뚜기 모습한정환

오후에는 제법 시원한 바람이 더운 바람과 섞여 조금씩 옷깃에 스며 듭니다. 망원 카메라를 들고 서악 들판을 휘저어 봅니다. 한참을 다니며 찾아 보았지만 또 별 소득이 없어 집으로 가려는데 이상한 물체가 움직입니다. 초점을 맞추어 보니 어린 메뚜기입니다.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인 것 같이 어려 보입니다. 한참을 어린 메뚜기하고 카메라 초점을 맞추며 놀았습니다. 또렷한 두 눈과 긴 수염은 틀림없는 메뚜기입니다.
 
 경주 서악들판 어린 메뚜기가 벼에 메달려 힘겨워 하는 모습
경주 서악들판 어린 메뚜기가 벼에 메달려 힘겨워 하는 모습한정환

어느 순간은 힘에 부친 듯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입니다. 이제 어린 메뚜기도 얼마 있지 않으면 날개를 활짝 펴고 황금 들판을 휘저으며 가을을 노래할 것 같습니다.
 
 경주 서악들판 농로 길에서 짝짓기에 여념이 없는 잠자리 모습
경주 서악들판 농로 길에서 짝짓기에 여념이 없는 잠자리 모습한정환

가을을 알리는 또 다른 전령사들도 있습니다. 가을 잠자리입니다. 벌써 결실의 계절을 먼저 만끽한 듯 제 짝을 찾아 짝짓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경주 서악 들판 잠자리 유희 모습
경주 서악 들판 잠자리 유희 모습한정환

따뜻한 농로에서 이들이 사랑을 속삭이자 또 다른 잠자리가 시샘이라도 하듯 옆에서 지켜보다 고개를 돌려 혼자 날갯짓하며 유희를 즐깁니다.
 
 경주 서악들판 어린 방아개비 모습
경주 서악들판 어린 방아개비 모습한정환

메뚜기 사촌인 방아깨비도 덩달아 포즈를 취해주며 가을의 서막을 알려 줍니다. 이제 곧 다가올 수확의 계절, 가을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모이 #가을 #경주서악들판 #메뚜기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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