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를 부산에서 연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영도구 한진중공업을 찾아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민규
- 2006년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장 이후 12년 만에 민주평화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행보는 2004년 총선 당시 몽골 기병을 떠올릴 정도다.
"'민주평화당이 달라졌다. 역동적으로 변했다'는 말씀을 들을 때마다 힘이 난다. 현장에서 경제적 어려움, 살인적인 폭염에 고통받는 자영업자, 노동자, 농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 민주평화당이 살아날 길은 현장에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번 주 군산 GM 공장에 가서 협력업체 사장님들과 노동자분들을 만났다. 그분들께서 하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는 한 번 왔다 가고 말지 추경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군산에 지금 절실한 정책이 무엇인지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그분들은 정부 예산 150억 원을 편성해주면 협력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군산공장을 다시 살려보겠다고 했다. 민주평화당이 한 달에 꼭 한 번은 군산을 방문하여 세부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광화문에서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계신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얼마 전 정부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며 세무조사 유예를 발표했다. 그런데 작년 자영업자들 가운데 세무조사를 받은 이들은 5000 명도 안 됐다. 전체 자영업자의 0.1% 수준이다. 현장은 지금 사느냐, 죽느냐를 두고 아우성치는데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고 있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장으로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국 사회에서 사회경제적 약자인 자영업자, 노동자, 농민들을 위한 최선의 답을 찾을 수 있다. 민주평화당은 현장에서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 해결을 함께 고민하며 답을 찾아갈 것이다."
- 대표 취임 후 첫 최고위원 회의를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했다. 해고 문제가 벌어진 2010년 이후 7년 만인데 첫 회의 장소를 그곳으로 선택한 이후는 무엇인가? "부산 한진중공업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가장 고통받고 탄압받았던 현장이고 노사 갈등을 시민들과의 연대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 상징적인 장소다.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었던 조선업의 불황으로 급격하게 녹슨 공업 벨트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곳이다. 민주평화당 신임 지도부가 첫 최고위원회를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연 것은 갈수록 일감은 줄고, 직장이 언제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 살아가는 노동자들과 회사 측의 어려움을 듣고, 조선산업의 재부흥을 위해 머리를 맞대보자는 취지였다."
- 대표님 행보에 대한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중도 개혁 정당인데 좌클릭 한다는 주장이다. 전당대회 때 경쟁상대였던 유성엽 의원은 민주평화당의 위치를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여야 한다고 했다. "정의에는 좌우가 없다. 민생에는 좌우가 없다. 군산 일자리 참사에 좌우가 어디에 있나. 인천 남동공단 인명 참사에 좌우가 어디에 있나. 매년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로 고통받는 자영업자, 중소기업, 매년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애지중지하며 키운 농작물이 말라 죽는 것을 보며 눈물 흘리는 농민들,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 해서 고시학원과 저임금 일자리, 알바를 전전하고 있는 청년 실업자들을 위해 민생개혁과 경제민주화를 가장 앞장서서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민주평화당 강령에 명시된 내용이다. 재벌과 기득권자 중심의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소상공인, 중소기업, 농어민, 비정규직 노동자 중심의 공정한 경제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것이 민주평화당의 노선이자 정체성이다.
민주평화당이 살길은 기득권 거대양당이 주저하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가장 앞장서서 추진하고, 정의당보다 아래로, 현장으로 가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민주평화당이 개혁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국민이 염원하는 선거제도 개혁,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등 국가 대개혁을 견인해나갈 때 민주평화당에 살길이 열린다고 믿는다."
- 대표 취임 한 지 3주째인데 지지율은 2~3%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이 오르기 위해서는 임계점이라는 게 있다. 민주평화당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려는 정당인지 국민들 가슴 속에 전달될 시간이 필요하다. 또 그 존재감이 국민들 마음에 진정성 있게 와닿아야 민주평화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존재감을 만드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현장에 나가면 민주평화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주도하고, 백 년 가게 특별법 제정 운동을 통해서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이 달린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논의를 주도하면서 존재감이 없던 민주평화당이 존재감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말씀도 많이 듣고 있다. 민주평화당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물의 온도로 비유한다면 60~70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지금처럼 현장에서 국민들과 더욱 밀접하게 소통하며 좋은 정책을 만들어간다면 지지율도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 일각에서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평화당이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하기도 한다. "민주평화당은 당을 건설하기 전에 천막 하나 치고 지방선거를 치렀고, 평화의 쓰나미를 만나 다른 정당들이 다 쓸려가는 가운데 나뭇가지에 걸려 숨을 쉬고 있는 상태다. 주춧돌만 몇 개 남았다. 이제 민주평화당이 누구를 대변하는 정당인지, 무엇을 하는 정당인지 그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당을 건설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민주평화당의 생존을 논의하는 것은 조금 이르다고 생각한다.
민주평화당이 더 많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이뤄가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을 비롯한 정치개혁,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가장 앞장서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면 국민들께서 민주평화당에 '개혁을 주도해봐라'라고 기회를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