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이산가족이 분단 후 65년 만에 다시 만나 진한 혈육의 정을 나눴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임춘식(81) 할아버지와 북측의 형 임기산(87) 할아버지가 식탁에 둘러앉아 그간의 소식을 전하며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상봉행사 2회차 환영만찬은 우리측에서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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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금강산은 젖었지만, 다시 만난 가족들이 환하게 웃었다. 계속 비가 내린 날씨 탓에 24일 오후 7시 14분께에 시작된 환영 만찬에 모인 가족들은 저마다 재킷을 챙겨입었다. 남측 가족이 앉아 있는 자리에 북측 가족이 찾아왔다. 북측 가요 '반갑습니다'가 이들을 반겼다. 남측 가족 몇몇이 "이 노래 남한에서도 유행이었다"라고 설명하자 북측 가족들이 깜짝 놀랐다.
전복과 매생이죽, 해파리냉채와 삼색전 등이 저녁 식단으로 올라왔다. 이날 남측 당국이 준비한 식사는 남북 가족들의 나이를 고려해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갈비찜도 나왔다.
2시간만에 봐도 반가워서2시간만에 다시 만났을 뿐인데, 북측 동생을 만난 박봉임(89) 할머니의 눈은 어느새 붉어졌다. 북측 동생(박영환·85)은 그런 누나의 손을 쓰다듬었다. 여든을 훌쩍 넘은 남매의 눈물을 본 열 살 손녀가 곁에서 훌쩍였다.
형보다 열두 살 어린 동생은 휠체어에 몸을 누였다. 편찬옥(76) 할아버지는 파킨슨병이 진행 중이다. 동생의 모습이 안타까운 형(편찬규·88)은 "건강해야 한다"라며 동생을 쓰다듬었다. 할아버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북측 누나(리근숙·84) 곁에는 네 명의 남측 동생들이 모여 앉았다. 남동생은 누나의 양손을 물티슈로 닦아주고 여동생은 언니의 무릎에 냅킨을 놔줬다. 북측 누나는 그런 동생들을 지긋이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