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솔릭에 놀란 아이들어린이집에서 지진대피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유난스런 태풍소리에 지진인줄 알고 바로 책상 밑으로 들어가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이효진
"엄마. 지진이 일어나면 첫째, 튼튼한 책상 속으로 들어간다. 둘째, 말랑말랑한 베개를 머리에 쓰고 보호한다."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지진에 대한 대비교육을 받고 있구나'를 새삼 확인하며 아이들에게 지진이 아닌 태풍이라고 설명해줬다. 그만큼 태풍 소리에 놀랐다는 거겠지. 강한 태풍으로 인해 오늘은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해줬고, 나 또한 오늘은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종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나야 오늘 같은 날은 출근이 자유로워 아이들 돌봄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지만, 아이가 있는 워킹맘들은 늘 이맘 때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애가 탈 수밖에 없다. 아파트 출입문 앞에서 아이를 안은 몇몇 엄마들이 동동거리는 오늘 아침 출근길 풍경을 전하는 라디오 멘트에 순간 멈칫했다. 같은 엄마로서 어찌나 공감이 가고 안타깝게 들리던지.
도로 곳곳은 침수되고 가로수가 뽑히고 간판들이 날아가 출근길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거센 비바람을 몰고 온 태풍이 여전히 제주를 빠져나가지 않아 이동 자체가 어려운 게 23일 아침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워킹맘들은 아이를 어디다 맡겨야 할지에 대한 고민까지 더해지니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 수밖에.
태풍 솔릭은 그렇게 24시간이나 제주에 머물며 곳곳에 생채기를 남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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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밑에 숨은 아이들... 태풍 솔릭은 정말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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