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고은 손해배상 소송 공동대응 기자회견에서 최영미 시인(오른쪽 세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2018.8.23
연합뉴스
최영미 시인이 자신의 미투 폭로에 고은 시인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 "이 땅의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이 재판은 그의 장례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시인은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에서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열린 '고은 손해배상 청구소송 공동대응을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내가 술집에서 그의 자위행위를 목격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했다.
최 시인은 고 시인이 제기한 소송을 두고 "오랜 악습에 젖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불쌍한 사람의 마지막 저항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민족문학의 수장이라는 후광이 그의 오래된 범죄 행위를 가려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의 명예만이 아니라 이 땅에 사는 여성들의 미래가 걸려있으므로,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라며 "품위를 잃지 않고,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싸워서 이기겠다"라고 말했다.
고 시인은 지난 7월 17일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 박진성 시인에게 각 1000만 원, 이를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 2명에게 2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앞서 최 시인은 지난해 12월 계간 문예지 <황해문화>에 '괴물'이란 시를 게재했다. 그는 해당 시에서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 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라는 대목으로 고 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이 시는 지난 2월 사회적으로 '미투(#Me_Too)'가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에 최 시인은 JTBC 뉴스룸 인터뷰와 <동아일보> 기고에서 고 시인의 성추행을 재차 폭로했다. 박진성 시인은 자신의 블로그에 최 시인의 폭로가 사실이라며 자신도 "목격자이고 방관자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고 시인은 최 시인의 '미투' 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지난 3월 영국의 한 출판사를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라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고은, 결백 주장하며 소송 제기... "늘 있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