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생리대를 원한다!" 정부청사앞에 쓰러진 여성들지난해 9월 5일 여성환경연대 회원들이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생리대 모든 유해성분 규명과 역학조사를 촉구하며, 검은 옷을 입고 바닥에 누워 비폭력 저항을 표현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권우성
문제는 그래서 월경을 이 사회에서 잘 모른다는 겁니다. 월경을 터부시하고 심지어 혐오하는 사회에서 월경은 꺼내서는 안 될 이야기입니다. 인류 절반이 3000일 넘도록 하는 경험 중에 이렇게 쉬쉬해야 했던 게 또 뭐가 있을까요?
작년 여름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은 월경에 대해 침묵했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극심한 월경통과 이상 증상을 원래 생리할 때 그런 거야, 내가 운동을 안 해서, 내가 식습관이 안 좋아서, 우리 엄마도 원래 그래서 등 자신의 탓으로만 돌리던 여성들이 이 문제가 나의 문제만이 아님을 깨닫고 월경의 사회적 공론화를 시작한 것입니다. 나아가 여성들은 내 몸이 증거다, 나를 조사하라며 정부와 기업에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책임을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덕분에 어디서 기저귀 찬 여자가 강단에 올라오냐는 둥, 생리대라는 말이 듣기 거북하니 위생대라고 말하라는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이 난무하던 한국 사회에 적어도 '생리대' 가 이제는 좀 떠들어도 '거북하지' 않은 말이 된 것 같습니다
"생리와 같은 기본적인 신체 현상을 둘러싼 오명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 법안은 여성용품을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으로 생각한다."2016년 뉴욕시의회가 무상생리대 비치 법안을 통과시킬 때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남긴 말입니다. 이로써 뉴욕시는 세계 최초로 여성들에게 무상생리대를 지급하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뉴욕뿐만이 아닙니다. 케냐에서는 모든 여학생에게 생리대를 무료 지급하는 법안이 발의되었고 미국 위스콘신주, 호주 시드니에서도 공공시설에서 생리대를 무료로 제공하는 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깔창생리대'와 '무상생리대'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