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는 는 율동을 담당하는 '율동 맘'과 그들의 아이들이 선보이는 율동으로 한결 빛난다. 함께 춤추는 부모들과 아이들.
장호철
'아이들, 내 고향'(부위원장), '내 집을 지키는 일'(율동 맘), '내 고향 내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애정과 아이들과 후손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으려는 소명감'(율동 맘), '힘들지만 가야만 하는 길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 등이 평이하면서도 인상적인 반응이었다. 이는 이념적 시각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평화롭게 가꾸겠다는 소박한 소망에서 이들의 투쟁이 비롯했다는 방증이다.
'희망'에 대한 질문에는 '남북화해, 평화협정, 종전선언'을 드는 이(대외협력팀, 사무차장, 율동 맘, 부위원장, 사무국장)가 많았다. 역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진전이 열쇠가 되리라는 판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합의와 협력, 주변국들의 지지'(기록팀)를 꼽는 이도 있었다.
한 율동 맘은 '우리가 모이고 있는 자체, 스스로가 희망'이라고 답했고, 시민은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들었다. 그는 "안중근이, 이봉창이 희망을 보고 자기를 포기했겠는가? 안 되는 것은 죽어도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힘들지만 2년이 아깝지 아니한가?"'싸움의 끝'에 대한 '확신'을 묻자 '함께하는 길이므로 끝까지 갈 수 있다.'(기록팀), '시기가 문제일 뿐 사드는 철회될 것'(사무국장)이라고 답하거나, '명분도 없는 이 싸움, 끝이 있지 않을까?'(부위원장)하고 되묻기도 하면서 의지를 추슬렀다.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든 건 주변에서 '다 끝난 거 뭐하고 있냐'고 물을 때지요."(율동 맘)
"솔직히 자신이 없다. 언제까지 될 거라는 건 '희망 고문' 같아서 싫다."(율동 맘)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흔들리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도 하지만 한편, 청년 농부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사무차장은 "힘들지만 2년이 아깝지 아니한가?"하고 눙치며 마음을 다잡는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지나온 시간을 무위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율동 맘은 "시간이 많이 흐르면 당연히 관심은 없어진다. 사드에 관심이 멀어졌다고 해서 사드 배치 정당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정당하지 못한 일들은 시간과 세간의 관심과 상관없이 바로잡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퇴직 교원은 사드 반대가 "군사주권을 실현하는 길이며 전쟁을 막고 평화로 가는 길이다. 또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시민들은 당당하고 떳떳하게 남은 길을 갈 것이다"라고 원론을 환기해 주었다.
'문재인 정부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응답자 대부분이 기대를 드러냈다. '쉽지만은 않지만 대통령 의지에 달려 있다.'(대외협력팀), '이 정권이 아니면 풀 수 없을 듯'(사무차장), '임시배치를 선택한 정부지만 현재의 평화 무드를 만들어낸 것도 현 정부다'(부위원장)는 답변은 낙관하기는 이르지만 정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기대'미국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사무국장)는 주문과 함께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믿는다."(율동 맘)고 기대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도 있었다. 현 정부 들어서 사드 배치와 후속 조치가 이루어졌지만 후보 시절 대통령의 약속에 대한 믿음이 남아 있는 셈이다. 정부에 대한 기대를 철회하고 실망감을 적대적 대응으로 바꾸는 대신 이들은 대통령이 결자해지의 의지를 믿고 싶어 하는 듯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생각하는 듯싶다. 남북평화에 화해 무드 조성과 여러 협력장치를 마련하는 것들을 보면 나름 큰 틀을 향해 움직이고 있음이 느껴진다."(율동 맘)
"문재인 정부 스스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겠지만 북미 관계의 중재자와 조정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면 이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민족끼리의 교류확대를 통한 신뢰회복은 무엇보다 우선적 과제이다."(퇴직 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