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연 최종 리허설 중인 서현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이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은 사회자인 가수 서현.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찾은 폼페이오 장관은 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가 진전됐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얼마나 많은 진전을 이뤄내느냐와 상관없이 제재는 끝날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라고 했어요. "16일 보도를 보면 미국이 추가 제재를 했어요. 사실 북미정상회담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간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는 제재 안 하겠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러나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 추가 제재가 나오고 있고, 미국이 계속 "비핵화 전까지 제재를 풀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하는 건 북미간 협상이 미국 생각만큼 진전되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즉, 북한을 비핵화의 장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면 대화도 필요하지만, 압박이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미국이 하는 거죠.
아직은 미국도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압박보다는 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이긴 하는데, 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오래가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시간은 흘러가는 데 미국이 원하는 성과는 나오지 않고, 미국 입장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게 되면 협상판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른 교착국면을 푸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오늘(16일) 추가 제재를 했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안 좋은 징조 아닐까요. "추가 제재했다는 건 분명 좋지 않은 겁니다. 그런데 최근 폼페이오 4차 방북을 놓고 북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이고, 완전히 확인되진 않지만 진전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추가 제재로 북미간 협상이 완전히 어그러진다거나 악화되는 것이라 보긴 이른 것 같습니다. 일단은 미국이 폼페이오 4차 방북 때 뭔가 결실을 확실히 얻으려고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외곽으로 압박하는 정도로 이해해야 할 것 같아요."
- 최근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비판을 했습니다.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쉽게 말해 '외세를 추종하지 말고 우리 민족끼리 판문점 선언 정신에 따라 남북관계를 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북한이 주장하는 게 사람은 오가는데 실체적인 게 없다는 거죠. 즉 북한 입장에서는 유엔 제재 때문에 남한이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남한을 좀 더 끌어들여 제재 전선을 이탈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거겠죠.
왜냐면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를 잘해보려는 건 알고 있으니 그걸 더 끌어들여서 '제재 연연하지 말고 우리와 잘하자'라는 거죠. 사실 그런 의미에서 고위급회담 때 정상회담 날짜를 안 정해준 거라고 봅니다. 정상회담 하고 싶으면 남북관계 제대로 하라고 압박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그렇게만 하기는 어려운 거죠,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나라고, 그속에서 먹고사는 나라인데 국제적 제재를 감수하면서까지 북한과 관계를 하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북한이 제대로 남북관계를 통해 개성공단도 살리고, 금강산도 살리고, 경협도 하려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좀 더 전향적으로 나와야 해요. 다른 걸 떠나 비핵화 로드맵 짜는 걸 미국과 해결지어야 합니다."
- 지난 봄에 평양에서 남한 가수들이 예술단을 꾸려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잖아요. 그때 김정은 위원장이 "가을에 서울에서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하자"고 했었어요. 이것이 열린다면 남북관계 진전을 의미한다는 견해도 있더라고요.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고 하잖아요.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이 공연으로 나온다는 거죠."공연이 이뤄지는 게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고 하셨는데 저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예술공연은 비정치적인 분야기 때문에 정치적인 것하고 분리해서 추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잖아요.
물론 비핵화 협상이 잘 돼서 좋은 분위기 아래 (공연이) 열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비핵화 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지고 잘 안 풀려서 이 판이 어떻게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때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예술 공연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봐요.
왜냐면 정치적인 게 안 풀릴 때 비정치적인 부분을 통해서 협상 분위기를 유지하고 분위기를 붐업시키기 위해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저는 공연은 꼭 비핵화와 관계 없이라도 남북 양쪽이 추진할 수 있다고 봅니다."
"폼페이오, 비핵화 시간표에 합의 얻어온다면 박수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