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미래교통시민모임'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시민참여형 숙의 조사를 거치는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모임
한 시민모임 회원이 "시장이 시민을 잠깐 만나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것이냐"고 말하자 이 시장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하고 와서 만나 달라고 하면 만나줘야 하나?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냐"고 맞받아버린 것이다.
이 시장의 '버르장머리' 발언으로 격앙된 분위기가 가라앉은 후에야 이 시장과 시민모임 대표단과의 대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양측의 간극은 더욱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시민모임은 이 시장에게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공론화위원회를 먼저 구상해서 단순 여론조사로 결정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시민모임 측 요구대로 공론화를 하겠다고 했고, 행정절차도 중단했다"면서도 "공론화는 상황, 시기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라는 말로 즉답을 피해갔다.
변원섭 시민모임 대표는 17일 "어려운 문제일수록 시민과 대화하고 시민사회와 대화하면서 풀어야 한다"면서 "광주시가 공론화 방식 등에 관한 대화에 나서지 않고 일방적인 공론화위원회 구성 등을 강행한다는 것은 마치 T/F를 꾸려 속도전으로 일을 끝내버리려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 국세청장과 청와대 혁신수석비서관을 역임한 이용섭 시장. 이 시장은 <대한민국 희망 에너지 혁신>이라는 혁신 에세이를 쓸 만큼 관료 엘리트 출신으로는 드물게 '혁신'의 상징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문제는 '혁신'이 기본적으로 새로운 설계도와 이를 실행하는 속도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반면 시민모임 등 광주 시민사회는 다양한 '협치'의 과정을 거치며 민관협치 거버넌스의 여러 성과를 내왔다. 마을총회를 통해 마을의 의제를 발굴하고 이를 '금남로 시민정치페스티벌'을 통해 의제화 시켜내는 것은 물론 광주시와 의회 등의 정책실행과제로 입안시켜내는 전국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혁신'에 익숙한 이 시장 입장에선 '속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협치'를 중시하는 시민사회는 더디 가도 함께 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문제를 두고 처음으로 충돌한 이 시장의 '혁신'과 광주 시민사회 '협치'. '혁신과 협치'가 지역공동체 분열이 아닌 광주발전의 상생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을지 '이용섭 시정'의 이후 행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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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의 '버럭'에 꼬여버린 도시철도 2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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