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두 소년이 새벽 3시~5시까지 한 일이라고 믿을 수 없도록 엄청난 일이 조용하던 마을과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든 것이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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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잠깐 생각해보자. 소년들을(범죄자들을) 잡아 가두는 것으로, 그리하여 일정의 벌을 주는 것으로 ▲ 피해자들이 경제적·정신적 보상을 받는 등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는가? ▲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이 범죄가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 나아가 범죄자들을 가둔 후 벌을 받게 하는 것으로 가해자들이 범죄를 되풀이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등을 말이다.
사건이 벌어졌던 1974년 당시, 평소 이와 같은 고민을 하던 젊은 보호 관찰관 '마크 얀치'는 그중 한 소년인 '러스 켈리'가 처한 불행한 현실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소년의 미래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소년을 수감해 고통 받게 하는 것으로 소년이 진정 죄를 뉘우치고, 범죄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인가?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마크는 소년들과 피해자들을 만나게 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소년들에게 자신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으며 불안 속에 살고 있는지, 그렇다면 그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게 하는 것. 즉 그들이 입은 손해를 자신들의 노력으로 갚게 하는 보호 관찰이 갱생에 훨씬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크는 소년들의 담당 매코넬 판사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제안하나 거절당한다. 또 다른 형태의 보호관찰 방법이었으나, 이제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데다가 불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코넬 판사는 범죄와 감옥행을 되풀이하며 자신의 법정에 걸핏하면 소환되곤 하는 젊은이들을 떠올리게 되고, 마크의 아이디어를 시험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막상 피해자들을 만나는 게 두려웠던 소년들은 피해자들을 만나 자신들의 그릇된 행동이 만든 처참한 결과를 보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 열심히 일해 피해를 보상한다. 이 과정에 러스 켈리는 일을 해야하는 이유와 재미는 물론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된다.
<십대의 손으로 정의로운 사회 만들기>(우리교육 펴냄)에서 인상 깊게 읽은, 2005년 현재 정의사회구현 운동가가 된 러스 켈리의 드라마틱한 삶, 그 일부분이다. 부모를 모두 잃은 상실감으로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지르게 되고, 그로 인해 어쩌면 평생 악의 구렁텅이를 전전했을지도 모를 한 사람의 삶이 사회구성원들의 고민과 합의로 건강하며 발전적인 삶으로 바뀐 것이다.
범죄자에서 봉사자로, 회복적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