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도 해안의 백사장. 지난 5일 남도한바퀴를 타고 온 여행객들이 남망산 웰빙길을 따라 숲을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맨발로 바다를 만나고 있다.
이돈삼
걷는 데만 한나절... 나무 구경하는 재미 쏠쏠걷는 길은 생각보다 길다. 나지막한 산이라고 얕잡아보면 큰코다친다. 산길은 2개 코스로 나뉘어진다. 수품항에서 아기밴바위를 거쳐 아홉봉까지 3.5㎞의 길이 있다. 여미주차장에서 쥐바위, 거북바위, 병풍바위, 솔섬, 작은여미, 말똥바위, 맨발체험로를 거치는 9㎞의 길도 있다.
모두 12.5㎞에 이른다. 다 걷는 데 대여섯 시간은 걸린다. 그만큼 산이 옆으로 넓고 길게 퍼져있다. 그러나 욕심 낼 필요 없다. 남망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부담감일랑 훌훌 내려놓고 슬겅슬겅 걸으며 해안절경과 기암괴석을 감상하면 된다.
숲의 나무도 뭍의 것과 사뭇 다르다. 구실잣밤나무, 굴피나무, 소사나무, 후박나무, 육박나무, 생달나무, 노린재나무, 노간주나무…. 이름도 생소한 난대수가 대부분이다. 나무 아래에 들꽃도 지천이다. 바위손과 콩짜개덩굴, 새우란, 마삭줄, 우산나물, 자금우도 정겹다. 굴참나무에 이끼처럼 붙어있는 지네발란도 신비롭다. 나무와 들꽃에 눈 맞추며, 이름을 하나씩 확인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