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도 즐거운 축구경기. 2015년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 참가했던 남측대표단의 모습
민주노총
그러나 선수들은 물론 경기를 관람하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대표단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으며 경기를 즐겼다. 되레 평양 관중들이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는 북측 선수들 대신 남측 선수들을 응원했다고 한다.
"남측 노동자들이 공만 잡으면 함성이 얼마나 커졌는지 모른다." 당시 축구대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의 소감이다.
그래서일까? 당시 북의 언론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남측 노동자들과의 통일축구경기를 뉴스로 보도하면서 경기 결과는 알려주지 않는 배려(?)를 보이기도 했다.
"이것은 축구가 아니다" 우리가 외치는 이유
축구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은 한반도기를 들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져도 웃을 수 있고, 경기가 끝나면 눈물이 절로 나오는 스포츠 경기. 그래서 우리는 "이것은 축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단지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만남이고, 통일이라고.
평양 축구대회의 감격을 잊지 않은 노동자들은, 서울 축구대회를 그 못지않은 환영의 장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이를 돕기 위해, 서울시민들은 '통일축구 서포터즈'를 꾸렸다.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조직위원회 권순영 응원팀장(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은 "솔직히 경기장이 꽉 차기는 어려울 것이다. 날씨도 너무 덥고, 상암경기장은 너무 크다 (웃음)"면서도 "그렇지만 판문점 선언 이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민간교류 행사인만큼 열정적인 응원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오는 대표단과 노동자들을 환영하기 위해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서포터즈를 모집했고 현재 반응도 뜨겁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민들의 서포터즈 신청 이유도 다양하다.
"북한에도 조기축구팀이 있을까요? 우리랑 한번 경기하고 싶네요."
"남북노동자축구대회 역사가 궁금해요."
"북측 참가자들을 만나보기는 어렵겠죠?""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통일축구대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울시민들이 얼마나 판문점 선언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보여주고 싶다. 티셔츠에 등번호처럼 427을 새긴 이유도 그래서다. 이번 여름이 100년 만의 폭염이라지만, 더워서만이 아니라 축구대회의 추억으로도 잊지 못할 '통일여름'을 만들고 싶다." 권순영 운영위원장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