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홍성의료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재환
환자 보호자 B씨는 뇌종양을 앓고 있는 아들을 20년째 돌보고 있다. B씨는 "본관 병동으로 병실을 옮길 경우 환자 가족들은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며 "이동 거리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B씨는 "재활치료를 받기 전에 아들에게 기저귀도 채워야 하고, 바지도 입혀야 한다"며 "시간이 늘 빠듯하다. 지금도 시간이 부족한데 병실까지 멀어지면 지금보다 더 고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씨는 또 "본관 앞은 차가 많이 다닌다. 급하게 나오다가 교통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며 "지하에도 재활센터로 가는 이동 통로가 있기는 하지만 너무 멀고 높낮이가 있는 곳이 많아 휠체어 이동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환자 보호자 C씨도 "지하로 이동하는 경우 공기가 탁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거들었다.
홍성의료원 "내년 4월쯤 병동 다시 열겠다" 보호자들은 병동 폐쇄 사실을 통보받은 지난달 25일 이후부터 '재활병동 폐쇄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우선적으로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에게 서명을 받고, 향후 홍성 시내나 터미널 등 병원 외부에서도 서명운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홍성의료원 측은 간호 인력 부족으로 병동을 잠시 폐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김정준 홍성의료원 관리부장은 "간호사의 경우 지난 7월말까지 입사는 29명, 퇴사는 31명이다"며 "입사보다 퇴사가 많다 보니 현재 재활센터에 간호 인력을 투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 인력이 확보되면 내년 4월쯤 재활센터 병동을 다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락희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홍성의료원지부장은 "환자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어찌되었든 홍성의료원은 병원이 처한 상황을 환자와 가족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간호사들의 인력 수급 문제가 결국 환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입사보다 퇴사가 많다"... 환자는 있어도 간호사는 없는 지방 의료원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