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멘 난민’ 보도중 가짜난민 관련 보도분석(6/1~7/20)
민주언론시민연합
배경 설명도 없이 '가짜 난민'만 강조, 과연 적절할까이에 비해 채널A는 대부분의 보도에서 '가짜 난민'을 언급했고, '가짜 난민 거르기'에 집중한 보도도 2건이나 있었다. 먼저 채널A
<"가짜 난민 수수료 500만원">(7/11 최주현 기자)은 애초부터 '가짜 난민 실태'에 초점을 맞춘 보도다. 여인선 앵커는 "난민 신청제도를 불법 체류에 악용하는 '가짜 난민'도 많습니다"라며 보도를 시작했다. 보도는 "난민 신청을 악용한 불법 체류 방법은 공공연한 비밀"인 "서울의 한 중국인 밀집 지역", "난민법을 악용한 불법 체류 방법을 귀띔"해주는 "여행사", "난민 신청부터 소송까지 불법 체류자를 가짜 난민으로 만들어줄 사유를 찾아"주는 "변호사" 등 다양한 '가짜난민 범죄 양태'를 설명하고는 "난민 신청 제도가 불법 체류자들과 브로커의 돈벌이로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며 보도를 끝냈다.
약 3분 간 기자가 대담을 나누며 진행하는 채널A
<뉴스분석/체류 심사하다 브로커?>(7/11 배혜림 기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 보도는 앞서 소개한 변호사‧여행사 등 다양한 브로커들의 범죄 방식을 재차 상기시킨다. 이후 배혜림 기자는 이러한 범죄를 막기 위한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난민심사 기준을 까다롭게 해야 한다거나 난민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보다는, 불법 체류자들이 난민법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게 필요", "불법 체류자 신분이 확인된 사람들과 관광을 목적으로 무비자 입국한 사람들은 난민 신청을 금지하는 방법"을 나열하더니 "진짜 난민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가짜 난민부터 걸러내야 한다"며 보도를 마무리했다.
채널A는 이렇게 오로지 '난민 브로커'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가 2건, '찬반 나열'이 2건으로 총 보도량 7건 중 대부분이 '난민 범죄' 아니면 '찬반 대립'에만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난민이 급증한 배경을 설명하지도 않고 '그 난민들로 인해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확성기를 울린 셈이다. 현 제도의 허점이나 난민의 인권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식의 보도만 내는 것은 난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자극할 위험이 있다. 용어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가짜난민'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야 한다'는 이분법을 전제한다. 이 용어가 '불법 체류자들의 난민 제도 악용'을 의미하는만큼 '제도 악용 사례'와 같이 더 객관적인 방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SBS, 그나마 충실한 '난민 보도' '난민 보도'에 있어 그나마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방송사는 SBS다. SBS는 '난민'을 다룬 보도가 8건으로 MBC와 함께 가장 많았을 뿐 아니라, 바람직한 난민 논의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특히 기타 보도로 분류된 SBS
<"이란 친구 난민 인정해달라" 중학생들 청원>(7/13 백운 기자 ), SBS
<"난민 인정해주세요"..거리로 나선 친구들>(7/19 백운 기자)는 타 매체에서 볼 수 없는, 사태의 당사자인 난민의 목소리를 충실히 담은 보도다. SBS가 주목한 것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눈길을 끈 '이란 출신 청소년 난민'이다. 엄격한 이슬람교 국가인 이란 국적의 소년이 한국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뒤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으나 인정받지 못해 친구들이 국민 청원 게시글을 올리고 시위에까지 나선 사례이다.
SBS <"이란 친구 난민 인정해달라" 중학생들 청원>(7/13)은 "3개월마다 받아야 하는 체류 비자가 거절될 경우 엄격한 이슬람교 국가인 이란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종교적 박해를 받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는 소년을 소개하면서 "개 취급을 하면서 지나가던 사람이 때릴 수도 있는 거고. 고문을 받거나, 갇혀서 생활을 하거나, 보호관찰을 받거나 그러거든요"라는 소년 본인의 인터뷰, "저희 반 회장이기도 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위험해지니까 도와줄 방안을 찾았어요"라는 친구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서 "한국에 온 뒤 기독교로 개종한 무슬림이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난민 인정을 받은 사례"가 있음을 강조했고, "이런 식으로 많은 무슬림이 난민 인정을 받으려 할 거란 우려도 있지만, 난민 문제 전문가들은 난민 인정 여부는 개별 심사 결과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라고 정리했다. 제주 예멘 난민 이슈를 기점으로 난민에 대한 부정적 소문이 퍼지는 가운데, 난민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보도이다.
'난민 관련 법‧제도' 검토에서도 SBS만 '두각'SBS는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보도도 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런 보도는 SBS‧채널A‧MBN만 선보였는데 채널A와 MBN의 경우 각 1건으로 충실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SBS는 다르다. SBS
<난민 신청 1만 명 시대…먼 나라 얘기 아니다>(6/20 원종진 기자)의 경우 <따져보니>라는 코너에서조차 '갈등'을 강조했던 TV조선과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김현우 앵커는 "이제 현실로 다가온 난민 문제를 풀기 위해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준비가 돼 있을지" 짚어본다고 말했고 이는 당장의 찬반 갈등보다는 '우리의 준비 상황'을 보겠다는 취지이다. TV조선과 SBS의 시각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다.
SBS 원종진 기자는 "2012년 만들어진 난민법에 따라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까지 5가지 요소를 이유로 박해받을 수 있다고 인정"된 카메룬 출신 이흑산 씨, "한국은 또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을 천명한 유엔 난민협약에도 가입"한 상황을 들어 "국내법과 국제법의 규정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난민을 거부하거나 강제송환하자는 주장은 인권 문제도 있지만 현실성도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결론에 따라 보도는 "난민 심사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에 집중했고 "전문 인력 부족과 함께 난민 발생국에 대한 정보 부족이 우선 급한 문제", "1차 심사와 재심, 이후의 재판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난민 신청 악용 사례가 늘어나고, 이를 의식한 당국이 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진정 보호받아야 할 난민들의 고통이 가중된다는 지적", "전문성을 갖춘 독립적 난민심사기구를 설립하자는 의견"을 차례로 소개했다. '난민 수용'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인정하고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대안 제시까지 나아간 보도는 타사에서 찾을 수 없다.
'난민 혐오 가짜 뉴스'에 대응한 팩트체크 단 2건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 무엇보다 난민을 향한 여론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정보가 만연한 상황에서 언론이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줄 의무가 있다. 이 같은 보도는 JTBC와 MBC에서 각 1건씩 나왔다. 50일 간의 분석 기간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쉬운 수치이다.
JTBC
<팩트체크/난민에게 월 138만원 준다?>(6/19 오대영 기자)는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3가지 내용의 진위를 파악했다. 난민들은 현재 "1인 기준으로 최대 43만 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이마저도 "생계비 별도 지원 심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혔고, "2017년에는 전체 난민 신청자 중에서 4%만 지원"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웨덴에서 이슬람교 난민 수용 후 성폭행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스웨덴 법무장관의 성명을 인용하며 반박했다.
또한 "미국의 한 단체가 낸 기고문을 잘못 인용"했으며, 원문상 통계 수치의 허점을 지적하고, "독일의 한 언론이 사실인 것처럼 인용을 했고 한국에서 외신 보도라면서 또 한 번 왜곡이 됐"다며 가짜 뉴스가 전파된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가짜 뉴스 확산 과정을 밝히는 것은 수용자로 하여금 비판적인 정보 선별력을 갖는 데 일조하므로 꼭 필요한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한 보도였다.
MBC
<새로고침/난민정책 실태는?>(6/21 박영회 기자)은 '난민'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는 것으로 시작했다. 난민의 정확한 정의와 난민 협약의 배경을 소개한 뒤 현재 난민 신청 수는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오히려 난민 인정 비율은 감소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불법 체류를 단속하는 출입국사무소"가 난민 심사 업무를 담당해 전문성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외국은 대부분 이민이나 귀화, 그러니까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부서에서 난민도 심사"한다는 제도 개선 방향을 언급했다. 전반적으로 난민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불필요한 반감을 감소시키는 데 주력한 보도였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6월 1일~7월 2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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