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관사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인형극 팀이 수개월 동안 땀흘려 준비한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김현주
마을인형극을 보고 나서 본격적으로 마을 한바퀴에 들어갔다. 어둠은 짙어졌고 한낮의 폭염은 조금 누그러졌지만 관사마을 골목골목을 다니는 등줄기로 연신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철도관사를 순천시가 매입해 일제 강점기 당시 원형을 복원하고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고 있는 관사 앞에 도착하자 조종철 사무국장은 철도관사의 지리적 위치, 구조, 관사에 얽힌 사연 등에 대해 설명했다.
"어떤 분들은 일본 철도인들을 위한 관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시지만, 이 마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을형태로 남아있는 철도관사이며 한국철도를 지킨 철도인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골목을 빠져나와 철도관사마을 큰 길로 나오면, 마을벽화 구간이 나온다. 그 중 '우리나라 기차의 변천사'가 그려진 벽화 앞에서 조종철 사무국장은 "현재 한국철도는 세계 4위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한국 철도노동자들의 노력으로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철도관사마을에서 가장 고령자였던 강수련(2017년 97세의 연세로 작고) 어르신의 살아생전 말씀을 인용하며 철도의 역사를 강조했다.
"'우리가 물러간 철도는 바로 끝장이 날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했던 일본인에게 우리 철도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일을 했어."마을의 전망을 훤히 보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마을 주민들은 이 계단의 끝이 하늘과 맞닿아 있는 듯 하여 하늘계단 또는 천국의 계단이라 부른다. 철도관사마을은 산의 기운이 좋아 점집이 많다. 천국의 계단에는 1~20까지 숫자가 붙은 사자성어가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