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새가 번식한 나무구멍.
안광연
월평공원은 호반새와 같은 희귀새가 번식할 만큼 자연환경이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월평공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계획 2개가 검토 중이거나 실시 중이다. 갑천친수구역 개발로 약 5500세대의 아파트가 건설 중으로 3블록은 최근 분양을 시작했다. 다행히 나머지 5개 블록은 민관협의회 결정을 따르기로 결정되었다. 또 민간특례사업으로만 약 3000세대 아파트 건설을 계획 중이다.
대규모 아파트가 건설되면 월평공원의 생태계는 또 한 번 심각한 침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관련 기사 :
대전 종교계 "월평공원·갑천지구 대규모 아파트건설 중단")
2008년 시작된 동서관통도로 건설은 산림청 희귀식물로 지정돼 월평공원에서 서식하던 이삭귀개와 땅귀개를 멸종시킨 전례가 있다. 식충식물이었던 이삭귀개와 땅귀개 서식지로 관통도로가 지나가면서 사라진 것이다. 전국에 여러 곳(10지점 내외)의 서식처만 남아 있다는 이삭귀개와 땅귀개의 서식처 하나를 없애버린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호반새의 번식으로 월평공원의 생태적 가치는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생태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종은 그동안 월평공원에서 수도 없이 관찰되어 왔다. 올해 호반새는 번식을 무사히 마쳤기 때문에 10월경 남하하여 월동지에서 겨울을 보내고 다시 여름 월평공원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개발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호반새는 번식지로 월평공원을 선택하기 어려워진다. 숲과 계곡이 잘 보전되어야 하는 서식특성 때문이다. 당장 내년까지는 가능하겠지만, 개발계획이 살아 있는 한 풍전등화 같은 위태로운 번식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필자도 월평공원에 호반새가 번식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고 싶었지만 한번도 찾지 않았다. 호반새가 월평공원에서 서식하는 데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다. 번식에 성공해서 내년에 꼭 다시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년뿐 아니라 앞으로 월평공원에서 호반새를 만나기 위해서 민간특례사업이나 갑천친수구역 사업은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