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과 홍석천씨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2007년 6월 16일, 노회찬 의원과 홍석천씨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는 성 소수자들과의 정책 간담회를 통해 "무지개(성 소수자의 상징)가 7가지 색깔이 공존해서 아름다운 빛을 내듯이 여러분들이 있기에 세상은 더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로 환호의 박수를 받았다.
민주노동당 박성수
성소수자 운동단체가 있고 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은 20살 이후였다. 그들의 정치적 투쟁을 지켜보고 결국 함께하게 되는 과정은 성소수자 의제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학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목표가 줄기는커녕 점점 늘어갔다. 활동하는 사람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아무리 외쳐도 정부와 정치권은 요지부동이었고 그러는 사이 새롭게 확인하거나 발생한 문제가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소수자의 위치에서 운동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그만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는데 우리에겐 그럴 힘이 없었다. 유일한 방법은 여론을 설득하고 연대를 형성해 권력을 가진 사람을 압박하는 것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사람들은 소수자들이 처한 문제를 알고 싶어 조차하지 않았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현실 감각이라는 게 생겼지만 활동의 초반에는 달아오른 정의감이 고립감으로 뒤바뀌는 과정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세상이 원망스러웠고 사람들이 얄미웠다. '너희만 잘 살면 끝이지?'라는 감정이 있었다. 연대의 가능성을 믿지 않았고 운동은 희망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부채 의식 때문에 했다. 그런 그때, 내게 노회찬 의원은 참 신기한(?) 존재였다. 거짓말처럼 꾸준했기 때문이다.
이미 2006년에 그는 '성전환자의 성별 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2008년에는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차별금지 사유로 명시한 '차별금지법'을 국회의원으로서는 최초로 발의했다. 이 때문일까 2007년 노 의원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선정한 무지개 인권상 수상자가 되었다.
연대의 가능성을 증거로 남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