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의당 의원 빈소 찾은 세월호 유가족들노회찬 정의당 의원 빈소 찾은 세월호 유가족들
신지수
"세월호 미수습자 장례식 때 (정의당 의원들이) 오셔서, 우리 보고 힘내라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 내가 힘내시라고 하고 간다. 이게 무슨 일이냐."세월호 유가족 홍영미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홍씨는 "사망 소식을 들은 순간, 쿵 했다"라며 "아무 생각이 안 나더라"라고 했다. 그는 "상주들이 너무 안쓰럽고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난다"라고 말했다.
4.16 가족협의회 소속 세월호 유가족 40여 명이 25일 오후 8시쯤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개인적으로 빈소를 찾은 적은 있지만, 협의회 소속 가족들이 공식적으로 단체 조문을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가족들은 말없이 눈물을 닦았다.
전인숙 4.16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분과장은 조문 직후 기자를 만나 "이게 현실이냐"라며 "믿기지 않더라"라고 탄식했다. 전 분과장은 연신 "아이고"를 반복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도 "아쉽고 놀랍고 안타깝다"라며 "이렇게 가시면 안 되는데"라고 애도를 표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노회찬 의원은 우리 가족들 이야기를 참 잘 들어줬다"라며 "그래서 저희들이 의지하는 분 중 하나였다"라고 생전 고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신 분인데 먼저 가신 게 야속하기도 하다"라면서도 "그렇지만 또 얼마나 고뇌를 많이 하셨을까 생각하면 힘을 못 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라고 했다.
"연배로 따지면 우리 아이들 할아버지 뻘 되시니까. 우리 아이들하고 (만나서) 할아버지처럼 그 곳에서 잘 지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노란 포스트잇으로 메워진 추모 현수막... "벌써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