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이천시 증포초등학교 1학년 7반 학생들이 심은 모가 7월23일, 가마솥 더위에도 굴하지 않고 푸르게 반짝이고 있다.
김희정
어린 모와 방울토마토 모종은 아이들 바람대로 쑥쑥 자랐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햇볕과 구름, 달과 별, 바람, 가까이에 있는 나무하고 동무하며 자랐다.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 "여기 화분 물 속에 벌레가 자라고 있어, 풀도" 등 화분 속 물과 모를 들여다보고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듣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준 사랑을 먹으며 커가고 있다. 이 벼들은, 작년에도 있었고 그 전년에도 있었으나 더위로 우리 기억 속에서 까맣게 사라진, 하지만 곧 머지 않은 날 우리 곁을 찾아올 어느 볕 좋고 하늘 좋은 가을 날, 하얀 쌀알을 품고 노랗게 익어갈 것이다. 아이들은 그 쌀알이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이라는 사실도 알아갈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