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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
14일부터 21일까지 홍 원내대표 '삼성 비판 발언' 보도량부터 살펴보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각각 발언 다음날인 14일 첫 보도를 내놓은 신문사는 동아일보, 조선일보였습니다. 특히 조선과 동아는 14일 각각 3건씩을 보도하면서 사설까지 내놨습니다. 게다가 조선일보의 첫보도<수출대표 기업을 보는 여당 원내대표의 시선>는 14일 1면 머리기사였습니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은 당의 공식 회의도 아닌 외부 강연일 뿐인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매우 빠르게 이 발언에 매우 주목해 강력한 비판을 쏟아부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관련 사설을 2건이나 내놨고, 기자칼럼은 조선일보가 1건, 한국일보가 1건 게재했습니다.
홍 대표 공격하는 사설을 일제히 내놓은 조중동먼저 조중동이 홍 대표 발언을 어떻게 비판했는지 보겠습니다. 조선일보 <사설/여권의 '경제 전 정부 탓' 후안무치 아닌가?>(7/14 https://bit.ly/2Nt70CE)은 애초 직접적으로 홍 대표 '삼성 발언'을 문제 삼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사설의 핵심은 민주당이 고용난을 걱정하면서도 "원인에 대해선 과거 정부 탓"을 한다는 것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현 정부가 "온 부처가 망라돼 대기업 손보기에 나서고 기업 부담을 늘리는 정책을 쏟아냈다. 정부가 오히려 경제 활력을 떨어트리는 정책 자해(自害)로 1년을 보냈다. 그래 놓고 과거 정부 탓이라고 한다. 후안무치 아닌가"라고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이어 "심지어 민주당 원내대표 입에서 '삼성전자의 이익 20조원만 풀면 200만명한테 1000만원을 더 줄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자는 이 말이 정권 최고위층의 인식이라면 어떤 기업이 국내 투자와 고용을 늘리려고 하겠나"라고 공격한 것이죠. 홍 대표의 발언을 '삼성을 잡아먹자는 것'으로까지 확대한 것은 합리적인 주장을 넘어 지나친 비약이로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또 다른 사설 <사설/삼성이 협력업체 쥐어짜기로 1등 됐다는 여당 원내대표의 억지>(7/16 https://bit.ly/2O6RNbo)는 더 노골적입니다. "삼성전자는 30여만명을 고용한 최대 고용주 중의 하나다. 작년에 매출의 87%를 해외에서 벌어 세금의 81%를 국내에서 냈다. 전체 법인세의 6.4%를 삼성전자 혼자 부담했다. 각종 사회공헌 활동과 준조세, 협력업체나 관련 산업의 파급 효과 등을 합치면 삼성의 기여는 금액으로 환산하기조차 힘들다. 그런데 여당 원내대표는 이를 평가하기는커녕 '착취 기업'으로 몰아붙이며 이익을 토해내라고 한다.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한 조선일보가 분노가 삼성보다 더 크지 않을까 걱정될 지경입니다.
중앙일보 <사설/여당 원내대표 자격 의심케 한 반기업 발언>(7/16 https://bit.ly/2L0XLNm)은 "고용 부진은 지난 정부 10년간 구조적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홍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현 정부가 출범한 지 1년2개월이 넘었다. 그동안의 실정에 대해 반성은 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전 정권 탓으로 돌리는 건 후안무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문 대통령이 인도 방문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문 대통령이 귀국하는 날 집권당 원내대표는 노골적인 반기업적 발언으로 기업인들 기죽이기에 앞장섰다. 누구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가"라고 한탄했습니다.
동아일보 <사설/"고용 부진은 이·박 정부 때문" 집권당 원내대표의 어이없는 '남 탓'>(7/14 https://bit.ly/2JLhqeu)에서는 "아무리 노조위원장 출신이라지만 여당 원내대표가 이렇게 반(反)기업적이며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해도 되나"라고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방문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면담해 재계에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낸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여당 원내대표는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의 기를 죽이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조중동은 여당 원내대표가 당 공식회의도 아닌 외부 강연에서 한 '삼성 비판'에 가지각색의 논거를 끌어 모아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것이 과연 언론의 정상적인 논평인지, 언론사 그 자신이 삼성이 되어 분노한 것인지 혼동될 지경입니다.
한편 한겨레 <사설/협력사 격려금, '시혜' 아닌 '제 몫 찾기'여야>(7/16)은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협력사들에 역대 최대 규모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전하고 이에 대한 조언을 한 내용이었다. 사설에서 홍 대표 관련 내용은 "일각에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여성경제포럼 행사에서 삼성을 겨냥해 '협력사를 쥐어짜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을 하자 여기에 반응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삼성이 20조 원만 풀면" 발언, 제목으로 뽑은 조선‧동아홍 원내대표 발언을 지적한 언론이 그의 발언 중 가장 주목한 발언은 두 가지입니다. 바로 "삼성이 작년에 낸 순이익 60조 원 중에서 20조 원만 풀면 200만 명한테 1000만 원씩 더 줄 수 있다"와 "삼성이 협력업체 쥐어짜기로 1등 됐다"라는 발언입니다. 한마디로 아주 거슬리는 불편한 발언이 이 두 가지라는 것이죠.
먼저 "삼성이 20조원만 풀면"이라는 발언이 얼마나 거슬리는지는 14일자 조선, 동아의 보도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삼성이 20조원만 풀면…홍영표 발언 논란>(7/14 최고야 기자 http://bitly.kr/8TwK)과 <"삼성 20조 풀면 200만명에 1000만원 더 준다"는 홍영표>(7/14 황대진‧최규민‧김강한 기자 https://bit.ly/2KVvmID)에서 '삼성 20조' 발언에 초점을 맞춰 제목을 뽑았습니다. 이중 동아일보는 "퍼주기"라는 감정적인 표현을 넣은 <"200만명에 1000만원" 퍼주기 언급>이라는 소제목을 달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야 "삐뚤어진 기업관, 혁신성장 되겠나">(7/16 장관석 기자)의 소제목도 <홍영표 '삼성 20조 풀면 200만명에 1000만원' 발언 공방>였습니다. 이 발언은 동아일보 3건, 조선일보 3건, 중앙일보 2건, 한국일보 2건 보도에서 모두 주요하게 인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