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직원연대, '갑질 근절' 게릴라 홍보대한항공직원연대 회원들이 지난 6월 1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갑질근절 문화캠페인 게릴라 홍보를 하고 있다. 브이포벤데타 가면을 쓴 직원들이 갑질근절 스티커, 배지, 네임태그 등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권우성
대한항공이 사내 이메일로 노조 홍보 활동을 한 직원들을 회사로 소환해 사실확인서 작성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환된 직원들은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아래 직원연대지부) 소속 조합원 2명은 19일 회사의 소환 통보를 받고, 20일 객실승원부 담당 A상무를 만나 면담을 진행했다. 소환된 조합원 B씨는 "이 자리에서 A상무가 '크루넷(대한항공 사내 이메일)을 통해 노조 홍보 메일을 보내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고, 이어 사실확인서를 작성하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조합원 2명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회사 측에서 미리 작성한 질문이 인쇄돼 있었다. 질문은 ▲ 귀하는 최근 크루넷을 이용해 다수의 승무원에게 메일을 발송한 사실이 있습니까 ▲ 메일을 보내게 된 경위를 상세히 기술 바랍니다 ▲ 귀하께서는 업무 외 목적으로 사내 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이 취업규칙 위반 사항임을 알고 있었습니까 등 총 세 가지였다.
조합원 2명은 "기존 다른 노조가 사용한 사례를 보고, 노조에서 회의 후 결정해 크루넷을 사용했다"는 내용으로 사실확인서를 작성했다.
지난 18일 직원연대지부 소속 조합원 4명은 크루넷을 통해 노조 홍보물을 배포했다. "직원연대지부에서 여러분을 초대한다"는 제목의 홍보물에는 노조의 약속 사항과 함께 가입을 독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음 날인 19일 크루넷 공지사항에는 "최근 회사 업무용 웹사이트 및 사내 우편이 업무 외 목적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취업규칙 2.8.1 금지사항 중 25)호 사내 우편 또는 전자통신망을 업무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바, 사규에 따라 조치될 수 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비슷한 시각, 대한항공 객실지원팀은 전화를 통해 "크루넷 관련해 면담이 필요하니 회사에 나오라"고 조합원 4명에게 통보했다. 이에 따라 휴가 중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 2명은 20일 회사에 나와 A상무와 면담을 진행했다.
대한항공 "노조 활동 제한할 생각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