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여성위가 운영하는 부스, '학교바꿈프로젝트' 안내판
김상정
부스 앞에는 운영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놓여있다. 푸른 칠판 위에 분필로 수업시간과 과목을 써놓은 것으로,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이다. 교실의 익숙한 풍경을 그대로 서울광장에 옮겨놓은 학교칠판, 그 위에 적힌 내용을 들여다봤다.
1교시 미술시간에는 포스터·표어·캘리그라피를 참가자들이 직접 만들고, 2교시 국어시간에는 전교조 여성위가 낸 교육자료 '바꿈'을 함께 읽는다. 3교시 동아리 활동시간에는 스티커를 붙이고 버튼을 달고, 4교시는 상담시간, 마더피스 타로를 보면서 고민상담을 나눈다. 물론 학교와는 다르게 수업시간표와 상관없이 모든 프로그램은 동시에 진행됐다.
참여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부스 밖 공간에도 깔개를 깔아 운영공간을 넓혔다. 참여자들은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썼고, 작품은 완성 되는대로 바로 부스안에 전시됐다. 시간이 갈수록 부스 곳곳에 걸린 포스터가 하나둘씩 늘어났다. 어느새 부스는 포스터전시회장으로 변신했다. 이렇게 광장에 앉아 참가자들이 손수 그린 그림과 표어가 100장을 넘어섰다. 퀴어축제 참가자들이 바라는 학교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전시된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어떤 이야기들이 써 있을까? '퀴어'문화축제에 걸맞게 무지개빛 그림들과 이야기들로 가득 메워진 부스. "차별과 혐오가 아닌, 다채로운 누구나를 위한 학교" 전교조 여성위와 부스 참여자들은 어느새 차별과 혐오가 없는 '학교'를 서울광장 한켠에 옮겨놓았다. 부스 이름대로 '학교바꿈프로젝트'가 실현되는 모습을 서울광장에서 먼저 선보인 것.